[파워금융人]⑨ 이상훈 SC제일은행 상무보 “은행 유일 지배구조 부서 갖춰… ESG 5년 연속 A+”
한국ESG기준원 5년 연속 A+ 등급
바람직한 지배구조는 민주성과 투명성
“바람직한 지배구조란 민주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의사를 결정하는 체계와 문화다. SC제일은행은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 5년 연속 ESG기준원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SC제일은행의 지배구조 부문을 이끄는 이상훈 SC제일은행 지배구조부 상무보는 지난달 31일 서울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상무보는 “불과 6년 전만 하더라도 SC제일은행은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 평가에서 상위 30% 정도 순위를 받았다”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ESG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회사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사회를 주축으로 임직원 모두가 노력한 덕분이다”라고 했다.
오늘날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기업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ESG를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금액이 2014년 21조달러에서 2020년에는 40조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투자 최우선 순위를 ESG로 두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2030년부터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ESG 정보를 반드시 공시하도록 했다. 과거에는 이윤 극대화가 기업의 최고 목표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은행권에서 독보적인 지배구조 강자다. SC제일은행은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지배구조와 ESG 평가 분야에서 ‘지배구조 명예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20년과 2021년에는 1000여개 회사 중에서 ‘지배구조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부터 5년 연속 기업지배구조평가 결과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수상 실적은 은행권 최초다. KCGS는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으로 2003년부터 매년 국내 상장회사의 비재무적 평가결과를 토대로 ESG 평가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KCGS가 산정한 기업 평가 등급은 한국거래소의 KRX 사회책임투자지수 산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이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만들고 유지한 데는 지배구조부 역할이 컸다. SC제일은행은 은행권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배구조부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부는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담부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각 은행이 사외이사 지원 전담부서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 운영업무 대부분을 전략팀이나 법무팀이 담당하는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SC제일은행은 2005년 SC그룹이 SC제일은행을 인수한 때부터 독립부서를 설치했다. 또 지배구조부는 이사회, 감사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주주총회 등을 운영하고 모회사인 SC그룹의 주주권을 대리 행사한다. 이외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법률자문도 수행하고 있다.
이 상무보는 AT&G로펌·DLS로펌·우리은행 등을 거치며 지난 2011년 SC제일은행에 입행했다. 로펌 변호사 시절 포털 회사, 제약회사 등에 기업 자문과 법률 컨설팅을 제공한 베테랑 변호사다. 은행 법무팀에서 일하던 중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좀 더 새롭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지배구조부를 총괄하게 됐다. 다음은 이 상무보와 일문일답.
—바람직한 은행권 지배구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SG 중 지배구조(G)의 정확한 의미는 조직의 의사결정체계와 문화다. 이사회부터 경영진, 주주, 직원에 이르기까지 기업참여자의 의사결정체계와 문화인 것이다. 바람직한 의사결정은 민주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때 이뤄진다. 따라서 바람직한 지배구조는 민주성과 투명성을 갖춘 의사결정체계와 문화다. 이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요구된다. 다만 은행 산업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에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더 크다.”
—SC제일은행이 가진 지배구조의 우수성을 설명해달라.
“SC제일은행은 촘촘한 지배구조 평가와 투명한 이사회를 갖추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매년 이사회 평가를 한다. 외부 글로벌 평가사가 제공한 평가 항목을 한국 현실에 맞게 변형해 이사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개별 사외이사, 은행장, 비상임이사, 이사회지원부를 370여개 항목으로 면밀하게 평가한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개별 이사에 대한 이사회 역량구성표와 위험선호도를 매년 공시하고 있다. 또 모든 사외이사는 경영진이 아닌 독립적인 자로부터 추천됐다. 사외이사 임명 후에도 이들을 대상으로 연 20회 넘는 연수를 한다. 지난해 KCGS 평가 당시 ▲주주 권리 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이해관계자 소통 등 7개 중 5개 분야에서 금융권 최고점을 받았다.”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SC제일은행 사외이사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소통을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진적인 문화를 받아들인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매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아울러 SC홍콩을 비롯한 SC그룹 관계자와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나아가 사외이사는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 등 대외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선진적인 기술을 배우기도 한다. 사외이사가 연간 참여하는 SC그룹과 SC제일은행의 연수와 활동은 연간 25회에 이르는데,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부 직원부터 하부 직원까지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흥미롭다.
“선진적인 지배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이사회뿐만 아니라 하부 조직원도 일관된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 SC제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다양성 및 포용(D&I)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뿐만 아니라 전체 직원이 다양성과 포용성이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결과로 나타난다. 다양성의 경우 지난해 SC제일은행 전무 이상의 24%, 상무 이상의 27%, 지점장의 39%가 여성이었다. 또 2022년 승진자의 66%가 여성이었다. 은행권에서 최상위권 수준이다. 회사가 추구하는 문화를 일관된 방침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SC제일은행과 다른 시중은행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사회의 독립성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은행장이 많은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 지금도 지배구조법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고경영자가 본인을 추천하는 경우에만 본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SC제일은행은 6년 전부터 은행장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사임했다. 금감원이 모범 관행으로 제시한 사외이사 지원 전담부서 설치나 사외이사 독립성 보장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이사회 구성원을 뽑을 때 경영진이나 외부 기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사의 역량, 전문성, 다양성을 기준으로 독립적인 이사회 추천이 이뤄져 왔다고 자부한다.”
—모회사인 SC그룹이 가진 글로벌 선진 문화는 어떤 게 있는가.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영국 SC그룹은 17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은행이자 금융안정위원회(FSB)로부터 매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으로 선정되는 글로벌 은행이다. SC그룹은 세계적으로 선진적인 지배구조 문화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우선 규제적 부분에서 한국보다 영국은 ESG 지배구조 규제 도입이 빨랐다. 실적 위주인 한국 영업보고서와 달리 영국은 영업보고서의 많은 부분이 ESG를 비롯한 비재무적 요소인데 이를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실적에 있어 재정적인 부분과 함께 지속가능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SC그룹은 국가 규제를 떠나서도 그룹 자체적으로 ESG 가치를 추구한다. ESG 중장기 목표를 매년 설정해 SC그룹 전체의 ESG 이행 내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임원 평가 시 D&I 활동과 ESG 활동에 대한 부분을 중요 항목 중 하나로 포함한다.”
—KCGS로부터 2년 연속 지배구조 명예기업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5년 연속 A+등급을 수상했다. 은행권 최초 사례다. 수상 비결이 무엇인가.
“KCGS가 선정하는 지배구조 평가 기준은 매년 바뀐다. 기업이 미리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SC제일은행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가 자체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지배구조 체계를 만들기 위한 기준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통상 KCGS 지배구조 평가 항목 130가지 중 ESG와 관련되어 5항목이 추가되었는데, SC제일은행은 2022년부터 ESG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목표를 이사회 차원에서 결의하게 됐다. 이를 통해 그룹과 은행의 ESG 목표, 이행 현황 등을 이사회에 보고한다. 굉장히 구체적이다. 가령 2024년까지 발전용 석탄의존도가 80% 이하인 고객들에게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2025년까지 직원 1명당 연간 쓰레기 배출량을 40㎏으로 감축한다는 식이다. 이런 구체적인 항목이 30가지 이상 구성돼 있다.”
☞ 이상훈 상무보는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 ▲사법시험 43회 합격(2001) ▲사법연수원 33기 ▲AT&G로펌 변호사(2004~2006) ▲DLS로펌 파트너 변호사(2006~2008) ▲우리은행 준법지원부 변호사(2008~2011) ▲SC제일은행 기업금융법무부 이사대우(2011~2017) ▲SC제일은행 지배구조부 상무보(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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