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라미드 전략' SK텔레콤, 작년 영업익 8.8% 성장(종합2보)
올해 매출 2% 증가 목표…브로드밴드 재상장엔 "적절한 시기에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SK텔레콤이 지난해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에 힘입어 10%에 가까운 영업이익 성장을 거뒀다.
SK텔레콤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7천532억 원으로 재작년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17조6천85억원, 순이익은 1조1천459억원으로 각각 1.8%, 20.9%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천971억 원으로 재작년 4분기보다 16.7% 증가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천980억원에 부합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5천273억 원으로 3% 증가했고, 순이익은 1천874억 원으로 16.2% 감소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4천559억 원, 매출은 12조5천892억 원으로 각각 10.2%, 1.4% 성장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연결 기준 1년 전보다 1.1% 늘어난 3천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매출도 4조2천790억 원으로 3% 늘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이동통신 사업(MNO) 가입자는 3천127만6천 명, 알뜰폰(MNVO) 가입자는 238만6천 명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2천297만7천 명, 이 중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는 약 68.1%인 1천567만 명에 달했다.
이동통신 사업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2만9천562원,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한 청구기준 ARPU는 2만7천761원으로 나타났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포괄하는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지난해 4분기 4천3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연간으로는 8.1% 성장한 1조6천306억 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유료 방송 가입자 954만9천 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692만6천 명을 각각 확보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설비투자(CAPEX)는 2022년 4분기보다 15.8% 줄어든 1조2천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으며, 기존 사업을 'AI 인프라'와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사업 영역에 맞춰 재정의하고 있다.
먼저 AI 인프라의 근간인 데이터센터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2천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전력 사용량을 40% 가까이 절감하는 액침 냉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올해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를 SK브로드밴드, NHN클라우드 등에 적용하고, 미국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와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고도화도 이어가고 있으며, 엔트로픽,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스 등이 보유한 다양한 모델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플랫폼 준비도 순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IX 부문의 클라우드 사업은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의 구독 매출 성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1천4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6% 성장했으며, 기업 고객 특화 혁신 인공지능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을 지난달 선보이기도 했다.
또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비전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인공지능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AI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인공지능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올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서는 미국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운항 검증에 나선다.
정식 출시 후 누적 가입자 340만 명을 돌파한 인공지능 비서 '에이닷'은 아이폰 통화 녹음·요약과 실시간 통화통역 기능에 이어 새로운 킬러 서비스를 추가한다.
회사는 지난해 연말 기준 월간 이용자 361만 명과 235만 명을 각각 기록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전자상거래(커머스) 플랫폼 'T우주'의 인공지능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주당 1천50원, 지난해 연간 배당액을 주당 3천540원으로 결정했으며,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 뒤 지급할 예정이다.
3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절차도 마무리했으며, 이 중 2천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이날 소각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 목표로는 전년 대비 약 2% 성장한 17조9천억 원을 제시했다.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5G 가입자 및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대내외환경도 녹록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가입자 순증 위주 성장 외 다양한 방법으로 무선 매출의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효율적이고 품질 높은 고객 상담을 제공하는 등 고객 경험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상장 폐지된 SK브로드밴드의 기업공개(IPO)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SK브로드밴드의 본질 가치 구현과 SK텔레콤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목적 함수로 두고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가장 적절한 시기에 IPO 추진 여부 및 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답했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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