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이 심장을 누구에게 줘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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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를 잃을 때 가슴이 찢길 듯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일까.
서핑을 마친 시몽이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판정을 받는 모습, 시몽의 부모가 장기 기증을 결정하는 과정, 심장의 적출과 이식이 이뤄지는 장면 등이 펼쳐진다.
뇌사자의 장기가 타인을 살리고 그의 몸 안에 존재한다면 망자와 유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여러 장기 중 심장의 이식을 다루는 것은 생명을 나타내는 심장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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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여정 그린 1인극
검은상자 같은 작은 무대에서
뇌사자·부모·수술 집도의 등
배우 한 명이 16명 역할 열연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판정을 받은 청년의 심장이 기증되는 24시간의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마일리스 드 카랑갈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으로 2017 몰리에르 어워즈에서 1인극상을 받았다. 2019년 초연 이후 국내에서 네 번째인 이번 공연은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가 출연한다.
연극은 암전된 무대에서 고동치는 심장 소리로 시작된다. 조명이 켜지고 검은 상자 형태의 무대에서 한 명의 배우가 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열아홉살 청년 시몽 랭브르를 연기한다. 무대 뒤편 화면에 파도의 형상이 나타나고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관객의 귀를 채운다. 테이블과 의자만 놓여있는 무대에서 배우는 서핑보드에 올라 열정적으로 파도를 타는 청년의 모습을 표현한다.
작품은 심장이 뛰지만 뇌 기능은 멈춘 뇌사 상태를 살아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 거리를 던진다. 뇌사자는 소생이 불가능하며, 인공호흡기를 달아도 몇주 안에 사망한다. 뇌사 상태를 사망으로 보면 그의 장기를 꺼내 여러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반면 살아있다고 판단할 경우 장기 적출은 금지된다.
뇌사자의 딜레마를 잘 드러내는 장면은 코디네이터가 시몽의 부모에게 장기 기증의 의미와 절차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그는 장기 기증을 할 경우 무슨 도움을 어떤 사람들이 받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거부 의사를 밝히면 기증 절차는 즉시 중단된다. 단, 시몽의 부모는 그들이 바라는 선택이 아니라 당사자인 시몽 자신이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결정을 택해야 한다.
한국의 뇌사자 장기 기증 건수는 연간 500건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육신의 부활을 믿거나 가족의 몸이 훼손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뇌사자의 장기가 타인을 살리고 그의 몸 안에 존재한다면 망자와 유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여러 장기 중 심장의 이식을 다루는 것은 생명을 나타내는 심장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뇌사와 장기 기증, 생명과 죽음에 대해 숙고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공연은 3월 10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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