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추가 대응할 것"…의회에 친이란 세력 타격 방침 재통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미군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 혁명 수비대(IRGC)와 관련 세력을 공격한 데 이어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미 의회에 통보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과 패티 머리 상원 임시의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미군과 시설에 대한 일련의 공격에 대응하고자 필요 시 이란 혁명 수비대와 그 연계 인사, 시설 등에 대해 추가 조치를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 '타워 22'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2일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 혁명 수비대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미군은 이란 혁명 수비대와 연계 민병대가 본부, 지휘통제소, 무기저장소, 훈련, 군수지원 등에 사용하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 시설들을 겨냥한 공격을 단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공격은 이란 혁명 수비대와 연계 세력이 미국 인력과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수행, 지원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취해졌으며 갈등 고조 위험을 제한하고 민간 사상을 피하는 방식으로 단행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미 정부 최고위급 안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 사상에 대한 추가 보복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보복 작전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언급은 거절했습니다.

또한 이 최고위 당국자들은 아직 첫 공격의 결과를 평가 중이지만 이란 연계 세력의 미군 공격 능력을 저하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 2일 공격 명령과 수행 당시 이것이 우리 대응의 시작이며 더한 조치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 등 중동에서 군사행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일각에서도 정부가 중동 내 군사행동을 계속하려면 전쟁 선포권을 가진 의회에 사전에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군 통수권자이자 행정수반으로서 헌법상 권한에 따라 국내외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책무에 부합하며 국가 안보와 대외 정책 이익을 증진하는 군사행동을 지시했다"며 미국이 국제법과 자위권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른바 '의회 패싱' 논란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언급으로 보입니다.

미군 사망 엿새 만인 지난 2일 단행된 보복 공격을 둘러싸고 공화당 강경파 등 일각에서는 군의 대응이 너무 지연됐고, 이란을 직접 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군 사망 공격 주체를 지목하는 등 표적을 사전에 암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폭스 뉴스에 "이런 일은 신중히 계획된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며 "표적을 신중히 선택하고 효과가 좋도록 날씨 요인 등 모든 매개변수를 제대로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군사행동에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논란에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에 군통수권을 부여한 헌법 제2조에 따른 책무에 부합해 조처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군을 표적으로 삼는 세력을 예방하고 무력화하기 위한 자위적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