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겨냥 "소수정당 배려 껍데기, 실제론 의석 나눠먹기"

[the300]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적용할 비례대표 배분 방식과 관련해 준연동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개딸 정치의 향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어가는 유혹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검은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귀 기자들과 만나 "소수정당 배려라는 명분은 껍데기고 실제로는 의석 나눠 먹기, 의회 독재를 유지하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여전히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실제로 자당 소속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도 산식을 모르는 깜깜이 선거를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민주주의도 내 정치를 위해, 개딸 정치를 위해 얼마든지 찢어버릴 수 있다는 속내로도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 말한 '위성정당 절대 안 된다, 금지하겠다'고 한 소신도 오늘 아침 없어진 것이라고 보여진다"며 "저희 당은 알기 쉽고 내 표가 어떻게 귀결되는지 알 수 있는 선거 제도가 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협상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이 대표가) 통합위성정당이라고 얘기는 했지만 조금 지나면 '통통합위성정당'이 나올 것 같다"며 "어느 시점의 말씀을 이 대표와 민주당의 정리된 입장으로 알아야 할지 혼돈스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에 대해서는 "그것은 불가피했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렇게 나오는데 우리 당은 손 놓을 수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왜 5000만 국민이 이재명 한 사람의 기분과 눈치를 봐야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준연동제는) 왜 그렇게 (비례대표 배분 방식이) 계산돼야만 하느냐는 논리적이고 필연적인 근거가 없다"며 "저도 봐도 헷갈리고 국민들도 자신의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아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오늘(5일) 아침 대부분 사람들은 (이 대표가) 권역별 비례제를 발표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반대로 간 것"이라며 "왜 선거를 앞두고 한 사람 의사가 무엇인지 모든 사람이 집중해야 하는 것이냐.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직후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준연동제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민주당은 현행 비례대표 배분 방식인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방안과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안건을 두고 격론을 펼쳤다. 전 당원 투표까지 검토하다 지난 2일 지도부 회의 끝에 이 대표에 모든 결정의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론을 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