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에 수에즈운하 통항료 수입 ‘반토막’···이집트 경제위기 가중

후티 반군에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사진=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이집트 수에즈운하의 통항료 수입이 반토막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수에즈운하 통항료 매출이 약 4억2800만달러(약 5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억4백만달러(약 1조700억원)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현지 TV에 출연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1%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 때문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극심한 외환위기에 빠진 이집트는 주요 외화 수입원인 수에즈 운하 통항료 감소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편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연대 차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와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 교역로인 홍해의 안전 확보를 위해 다국적 함대 연합을 출범시키고 지난달 12일부터 영국군과 함께 예멘 내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을 공습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수에즈운하, 지중해를 거치는 항로의 위험이 커지자 많은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 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황수민 인턴기자 su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