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빙상장 가르는 백발의 노인들... 76세 피겨 커플 사연

박선민 기자 2024. 2.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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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한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76세 파타이와 곰보스. /틱톡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빙상장. 스케이트를 즐기는 인파 사이, 백발노인 커플이 등장해 은반을 가른다. 무도회를 하듯 허리와 팔, 등에 서로의 몸을 의지하고는 호흡을 맞춘다. 마치 로맨스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5일 기준,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 올라와 적게는 수십만회, 많게는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 각국 네티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틱톡의 한 계정에 올라온 영상은 조회수가 2880만회를 넘겼다. 네티즌들은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빙상에 서게 된 사연을 궁금해했다. 이들이 과거 어떤 관계였을 지에 대한 추측도 나왔다. 영상에는 “이들이 바로 영화 속 주인공이다” “과거 사랑에 빠진 스케이트 파트너였을 것” “내가 여전히 사랑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이유” 등의 댓글이 달렸다.

로이터통신과 헝가리투데이 등에 따르면, 영상 속 주인공은 76세 동갑내기 마라 파타이와 라즐로 곰보스다. 어린 시절 아마추어 피겨 선수로 활동하다, 각자 사정으로 스케이트를 그만뒀다.

마라 파타이는 스케이트 링크 냉각 장비를 설계한 아버지 곁에서 처음 피겨를 접했다. 그렇게 선수 생활을 하던 중, 발목 부상으로 스케이트를 벗어야 했다. 라즐로 곰보스 역시 아이스 링크를 관리하던 사촌을 따라다니다 10살 때부터 피겨에 빠졌다. 하지만 30세쯤 먹고 살 문제에 대한 고민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스케이트를 내려놨다.

/인스타그램

이후 각자 평범한 생활을 이어오던 이들은 65세가 넘은 나이에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파타이는 일반 직장 은퇴 후 과거의 열정을 되찾기 위해, 곰보스는 전립선암을 겪은 뒤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다. 이때부터 파타이와 곰보스는 10년 넘는 시간동안 매주 2번씩 빙상장에서 피겨를 연습했다. 또 두 사람은 배우자를 잃었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더욱 가까워졌다고 한다. 곰보스는 “아내를 잃은 뒤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마라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며 “왈츠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줬고, 나는 그때 마라의 손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스케이트를 타는 순간만큼은 20대가 된 것 같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트너로서 피겨스케이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타이는 “어떤 이유로 언젠가 아이스 링크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파트너를 계속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곰보스 역시 “가능한 오랫동안 얼음 위에 나갈 것”이라며 “피겨 덕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치유됐다”고 했다.

@petralit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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