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왕조때보다 좋은 선수 많다"…왕조 타격코치의 귀환, 왜 '타격 9위' 독배 들었나

김민경 기자 2024. 2. 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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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수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김한수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가 지난해 팀 타율 9위에 머물렀던 타선 개조를 시작했다. 두산은 2022년 10월 이승엽 감독을 새로 선임했고, 이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수석코치를 누구에게 맡길지 고심하다 선배이자 스승인 김한수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감독과 김 코치 모두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인물들. 두산이라는 새로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감독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김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고, 김 코치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 성적 74승68패2무로 정규시즌 5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2022년 9위에 그치며 구겨진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조금은 회복했다. 가을야구도 단 한 경기지만 맛은 봤다. 그래도 올해 더 높은 순위를 위해서는 지난해 약점을 보강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이 감독은 타격 지표에 주목했다. 팀 타율은 0.255로 9위, 타점은 565개로 10위였다. 반대로 팀 평균자책점은 3.92로 리그 3위였다. 투수들이 점수는 어떻게든 잘 막는데, 결국 공격이 풀리지 못해 승수를 쌓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고심 끝에 김 코치에게 타격파트를 맡아 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석코치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이 끝나고 잠시 야인으로 있던 박흥식 코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박 코치 역시 이 감독의 선수 시절 스승이었다. 수석코치와 타격코치 모두 이 감독의 타격 스승으로 꾸리면서 선수단에 타격 개조가 필요하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존 타격코치였던 고토 고지 코치는 작전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 감독은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했다. 지난해 타격이 사실 부진했다. 김한수 코치께서 원래 타격코치를 오래 하셨고, 좋은 성과를 거두셨다. 나 역시 (삼성에서) 제자로 있으면서 좋은 기억이 있었다. 김한수 코치가 타격을 맡지만, 박흥식 수석코치도 타격에 함께 할 것이다. 팀 발전을 위해 신중하게 보직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삼성에서 지도자로 지낼 때 왕조의 타격을 이끈 코치로 유명하다. 타자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는 원포인트 레슨에 능하다는 평을 받았다. 김 코치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본격적으로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하며 삼성 왕조 시절 강타선을 구축했던 역량을 다시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코치는 "선수들이 올해는 그래도 수치상으로 조금 좋은 쪽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선수들이게 이야기하고 있다. 기본이라고 하면 이제 타석에서 팀을 생각하는 타격을 해야 한다. 우리 팀이 지난해에 부족했던 점을 말하자면 진루타였다. 1사 무사 3루에 있을 때 득점력과 같은 수치가 많이 낮았다. 선수들이 타석에서 그런 상황일 때 어떻게 더 득점을 위한 타격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타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한 화력을 위해서는 역시나 중심 타선이 탄탄해야 한다. 올해는 양석환, 양의지, 김재환에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가세했다. 두산은 라모스가 충분히 20홈런-80타점은 책임질 수 있는 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김재환이 겨우내 노력한 만큼 다시 성적을 끌어올린다면,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탄탄한 중심타선을 기대할 수 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야수조 ⓒ 두산 베어스

김 코치는 "(김)재환이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재환이가 작년에 시즌 끝나고 마무리캠프를 하고, 미국에 가서 레슨을 받고 와서 대화를 해보니까 포인트가 2~3가지 정도 있었다. 좋은 것을 습득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왔더라. 궤도나 이런 것을 보면 지난해는 깎이는 타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타구가 많이 없어졌다. 깎여 맞아서 타구가 뜨면 다 잡히지 않나. 지금은 땅볼이 나오더라도 강한 타구가 나온다. 지금은 지켜보고 있는데, 재환이가 이제 다시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와서 상대 투수가 옛날처럼 겁을 낼 수 있는 타자가 되면 앞뒤로 (양)의지, (양)석환이가 중심 타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국인 타자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스위치히터라 또 활용도가 매우 다양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재환이가 잘 준비했는데,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 가서 연습경기를 하면서 잘 체크해야 할 것 같다. 작년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팀이 정말 상위권, 5강이 아니라 상위권 우승 싸움을 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감독님께서도 계속 재환이를 이야기하시는 게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타격 9위에 그쳤던 타선을 개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에 부담을 느낄 법했지만, 무겁게 받아들였다. 김 코치는 "어깨가 무겁다. 내가 볼 때는 그때(삼성 왕조 시절)보다 좋은 선수들이 팀에 많이 있다. 감독님께서 타격을 계속 강조하시니까 마음과 어깨가 무겁지만, 잘 준비하겠다. 또 우리 양석환 주장이 팀을 잘 리드하고 있다. 타선에서도 지난해보다 좋은 활약이 기대가 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세대교체의 주축이 될 젊은 야수들을 더 성장시키는 것 역시 김 코치의 몫이다. 김 코치는 "지난해 분명 좋은 선수가 있었고, 한두 자리 정도는 젊은 선수들이 경쟁해서 차지하게 준비를 하고 노력했다. 부상과 부진이 있으면서 조금 안 풀렸다. 올해도 이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FA 했던 베테랑 선수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잘 준비한다. 젊은 선수들이 시즌 때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고, 야구가 조금씩 바뀔 수 있게 준비해 보겠다. 그라운드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고 판단해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신구 조화 속에 훨씬 더 짜임새 있고 강력한 타선이 구축되길 바랐다.

▲ 두산 베어스 김한수 타격코치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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