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BIG 3’ 신입생의 중간 성적표
본 기사는 2023년 12월 중하순에 작성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202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지난 2023년 9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총 30명의 지원자 중 20명이 구단의 부름을 받았다.
고려대 문정현(194.2cm, F)이 1순위 추첨권을 획득한 수원 KT 선수가 된 가운데, 고려대 박무빈(184.4cm, G)은 2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합류했다. 세 번째로 호명된 연세대 유기상(188cm, G)은 창원 LG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전부터 ‘BIG 3’로 불리던 선수들이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가 반환점에 다다른 시점에 1~3순위로 선발된 세 명의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한 발 더 뛰고 있다. 바스켓코리아 2024년 1월호 <기록이야기>는 문정현, 박무빈, 유기상 등 세 신인의 기록을 준비했다. 기록은 2023년 12월 25일 경기가 끝난 후에 수집했다.
1순위 – 수원 KT 문정현
아마추어 시절부터 ‘올 어라운더 플레이어’로 주목받은 문정현이 모두의 예상대로 1순위에 뽑혔다.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MVP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등이 그의 실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시즌 초반엔 기대에 다소 부응하지 못했다. 기록만 보면, 23경기에서 평균 13분 46초 동안 2.8점 2.8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정현은 현시점에서 문성곤과 한희원 등 선배들에 밀려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하다. 평균 기록에 큰 의의를 두는 게 무의미한 이유다. 개인 최다 득점은 12월 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기록한 13점이다. 이날 문정현은 2점슛 3개(성공률 100%)와 3점슛 2개(성공률 66.7%)를 포함해 13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문정현은 대학에서 주로 4번 포지션을 맡았다. 그러나 프로에서 4번을 하기엔 신장에 약점이 있다. 외곽슛 능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문정현은 10분 이상 출전한 대부분 경기에서 3점슛을 시도했는데, 성공률은 저조하다. 총 33개를 던져 6개만을 넣었을 뿐이다. 성공률은 18.2%. 문정현이 넣은 3점슛 6개 중 2개는 앞서 소개한 한국가스공사전에서 나왔다. 문정현 자신도 외곽슛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적극적인 훈련을 통해 개선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눈길이 가는 기록은 또 있다. 바로 리바운드. 문정현은 보통 16분 이상 출전한 경기에서 6리바운드 이상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30분 이상 출전하면, 두 자리 수의 리바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정현이 16분 이상 출전하고도 6리바운드 미만을 기록한 건 두 차례에 불과하다. 문정현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날엔 2점슛 성공률도 대체로 높았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이 잘 되면, 공격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했던가. 궂은일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는 문정현이 공격에서도 날개를 펼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2순위 – 울산 현대모비스 박무빈
프로에서도 빨간 유니폼을 입게 된 박무빈. 개막 전에 입은 발목 부상으로 12월에야 데뷔 시즌을 시작했다. 기사 작성 시점엔 8경기에 출전해 문정현, 유기상(각 23경기)과는 15경기나 차이 난다. 그러나 신인왕 경쟁에 아무 지장 없다. 규정상 정규리그 전체의 절반인 27경기 이상 출전해야만 신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남은 경기를 모두 소화하면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지난 12월 5일 D리그에서 예열을 마친 박무빈은 이틀 후인 서울 SK전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8경기에서 평균 28분 40초 동안 3점슛 1.1개 포함 12.5점 4.8어시스트 3.5리바운드로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다. 12월 19일 부산 KCC전에선 21점을 쓸어담으며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12월 24일 고양 소노와의 경기에선 3점포 3개를 쏘아올리는 화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무빈이 출전한 8경기 중 두 자리 득점은 4경기, 두 자리 득점에 가까웠던 경기는 3경기다. 나머지 한 경기(5점)는 출전 시간이 18분 6초로 가장 짧았다.
슛 성공률엔 물음표가 붙는다. 2점슛 8개 중 6개를 넣는 날이 있는가 하면, 7개를 시도해 6개를 놓치는 날도 있었다. 평균 2점슛 성공률은 50.9%(27/53). 경기당 2점슛을 평균 4개 이상 던지는 국내 선수 중 14위에 해당한다. 3점슛 성공률은 27.3%(9/33)다. 경기당 1개 이상 시도하고 있지만, 3~4개 던졌을 때 1개가 들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공격형 가드’ 박무빈의 활약은 현대모비스의 6강 전투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다만, 출전 시간 대비 턴오버 개수는 점차 개선해가야 할 점이다. 현대모비스가 이우석과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에 이어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인다. 그렇게 되면, 현대모비스는 ‘KBL 역대 최초 3년 연속 신인왕 배출 팀’이 된다.
3순위 – 창원 LG 유기상
박무빈이 불을 붙이기 전까진 신인왕 경쟁은 유기상의 독무대였다. 유기상은 23경기에서 평균 22분 12초 동안 3점슛 1.7개 포함 7.6점 1.9리바운드 0.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 자체는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유기상의 경기력은 조상현 감독을 흐뭇하게 하기 충분했다.
유기상은 ‘수비 되는 슈터’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있다. 수비는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린 3점슛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2~3번 자원이 풍부한 LG에서 경쟁력을 보인 것이다. LG의 상승세 원동력 중 유기상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시즌 초반엔 프로 무대가 어색한 모양새였다. 첫 5경기를 치른 후, D리그에서 1경기를 뛰고 오기도 했다. 11월 10일엔 정규리그에서 개인 최다 득점을 작성했다. 부산 KCC를 만난 유기상은 19분 30초 동안 18점을 몰아쳤다. 3점슛으로만 말이다. 유기상은 이날 3점슛 8개 중 무려 6개를 꽂으며,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조상현 감독은 뜨거운 손끝을 뽐낸 유기상에게 ‘긴 출전 시간’으로 화답했다. 유기상은 이후 17경기 중 13경기에서 20~30분 이상 소화하며, 빠르게 적응했다.
기록으로 드러나는 유기상의 장점은 단연 3점슛이다. 그가 출전한 23경기 중 3점슛을 단 한 개도 넣지 못한 경기는 4경기뿐이다. 그중 2경기는 시즌 초반 5경기에서 나왔다. 성공률은 39.4%(39/99). 기사 작성 시점 기준, 2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경기당 3점슛을 4개 이상 던진 선수 중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범위를 국내 선수로 좁히면, 1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2점슛 성공률은 아쉽다. 경기당 평균 2.1개를 시도해 0.8개 성공, 성공률은 36.7%(18/49)에 머물렀다. 3점슛을 평균 4.3개 시도해 1.7개 성공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점슛 성공률의 부진은 출전 시간 대비 적은 턴오버로 만회하고 있다. 유기상의 턴오버는 평균 0.7개로 무실책 경기는 11번이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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