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은 알겠는데, 대체근무일은 뭔가요?[중국나라]

이명철 2024. 2. 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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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명절 연휴 전 주말 조정하는 조휴 제도 운영
춘절 앞뒤 일요일에 근무해야…국경절 등도 적용
연휴 온전히 쉬게 하려는 조치지만 젊은층은 불만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수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를 통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지난달 30일 홍콩에서 시민들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관련 상품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 현지 회사에 취업한 한국인 A씨. 지난 토요일 모처럼 중국으로 유학 온 친구들과 만나 신나게 놀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찜찜하다. 바로 일요일인 내일(4일)이 출근날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즐거운 춘절 연휴가 시작하지만 그래도 일요일 근무는 내키지 않는다.

중국의 휴일 제도는 한국과 다소 다르다. 우선 한국은 구정 설과 추석이 가장 큰 명절로 음력 설과 추석 전후 3일씩 쉰다. 중국은 음력 설인 춘절과 국경절이 가장 큰 연휴 기간이다.

올해 춘절의 경우 2월 10일(토)부터 17일(토)까지 8일간 쉬게 된다. 여기서 중국과 한국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기존 휴일과 겹친다면 실제로 쉬는 날이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 대체 휴일 제도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설을 예로 들면 2월 9~11일 중 이틀(10~11일)이 토·일요일이기 때문에 다음 평일인 12일(월)을 대체 휴일로 지정했다. 기존 명절이라면 사실상 평일에 하루만 쉬게 되는 만큼 대체 휴일을 통해 쉬는 시간을 늘린 조치다.

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지정하는 대체 휴일은 설, 명절과 함께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성탄절 등에 적용된다. 올해 5월 5일은 일요일인데 이렇게 되면 휴일 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이튿날인 6일(월)을 대체 휴일로 지정해 쉬게 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대체휴일은 없고 대신 대체근무일(대체복무일)인 조휴(调休) 제도가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 한국에 비해 휴일을 지키는 문화가 발달하진 않았다. 오히려 황금연휴 때 주말을 쉬게 되니까 앞뒤 주말을 대체복무일로 지정해 일을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올해 춘절 연휴(10~17일) 기간 중 주말(10~11일)이 껴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전주 일요일인 4일과 다음주 일요일인 18일을 대체복무일로 지정했다. 중국 정부는 물론 일반 기업들도 이때는 평일과 같이 일해야 한다. 춘절 외에도 중국 주요 연휴인 노동절, 중추절, 국경절에도 대체복무일 제도가 적용된다.

지난 4일 중국 우한 지역의 한 기차역에서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이동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

한국인 입장에서는 대체복무일 제도가 일을 더 시키기 위한 악습처럼 보이지만 중국 내에선 휴일을 더 푹 쉬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만약 주요 명절 연휴가 주말과 겹치게 되면 중국인들은 연휴를 지낸 후 늦어도 토요일 밤에는 돌아와 일요일에 출근해야 한다.

대체복무일을 적용하면 그 전후 주말에 일하는 대신 연휴와 겹친 주말은 온전히 쉬도록 함으로써 좀 더 길게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제도는 2007년 노동절 연휴를 3일에서 1일로 줄이면서 주말 근무는 앞뒤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부터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 5일 근무가 정착된 한국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온전히 쉬기 때문에 이러한 대체복무일 제도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반면 중국은 아직도 토요일 근무하거나 평일 연차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현지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딱히 연차를 쓰지는 않고 특별한 일이 있거나 하면 회사에 얘기해서 업무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미디어의 보편화와 함께 예전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젊은층 위주로 이런 대체복무일 제도에 대한 불평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조휴 제도와 관련해 “어제도 열심히 하루종일 일했는데 오늘은 월요일밖에 되지 않았다. 언제쯤 이 제도가 취소될 수 있을까” “(일요일에) 하루 출근하는 척하기 보단 진짜 휴일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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