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 아니라 1-0, 2-1로 이기는 게 진짜 강호다[김세훈의 스포츠IN]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역대 최초로 정상에 오른 순간이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하면서 출발한 뒤 온두라스를 2-0으로, 칠레를 2-1로 제압했다. 2승1패, 4득점 2실점이다.
토너먼트에 들어간 스페인은 무척 단단해졌다. 16강부터 결승전까지 4경기에서 포르투갈, 파라과이, 독일, 네덜란드(연장전)를 잇달아 꺾었다.
무승부(승부차기)가 없는 4연승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스코어였다. 4경기 스코어는 모두 1-0. AP통신은 당시 “스페인이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강한 팀일지 모른다”고 표현했다.
스페인은 7경기를 치르면서 2실점(8득점)했다. 역대 월드컵 우승팀 최소 실점 타이기록이다.
프랑스가 1998년 월드컵에서 우승할 때, 이탈리아가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할 때 똑같이 7경기에서 2실점했다.
프랑스는 토너먼트 4경기에서 1실점했고 연장전, 승부차기를 한 번씩 견뎠다. 이탈리아는 16강전에서 후반 인저리타임 페널티킥골로 1-0으로 호주를 꺾었고 4강전에서는 독일과 연장, 결승전에선 프랑스와 승부차기를 이겨냈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모두 강한 수비, 강한 정신력이 있었다. 그게 패하면 탈락인 4차례 토너먼트 경기에서 최후 승자가 된 비결이다.
한국은 이번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레인을 3-1로 쉽지 않게 이겼고, 상대적인 약체인 요르단과 2-2, 더 약체인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3경기에서 내준 골은 무려 6골이다. 부실한 수비가 토너먼트 승부에서는 촘촘해졌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겼다. 상대적인 체력에서 크게 불리한 상태에서 치른 8강전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호주를 2-1로 눌렀다. 두 경기 모두 후반 인저리타임 동점골이 나왔고 끝내 이겼다.
세계적인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옵타(opta)에 따르면, 한국은 토너먼트에 들어 경기장 길이 절반 이상을 전진해 중거리슛을 날리거나 상대 골지역까지 진입한 횟수가 크게 늘었다. 사우디전 4회, 호주전 6회로 바레인·요르단전(이상 0회), 말레이시아전(2회)보다 적극적으로 공격했다는 뜻이다. 볼경합에서 승리한 것도 호주전(49.70%), 사우디아라비아전·말레이시아전(이상 47.40%) 순으로 높았다. 상대에게 볼을 빼앗긴 지점도 경기를 치를수록 우리 골문에서 멀어졌다. 수비도 갈수록 안정된다는 의미다.
“화려한 공격으로는 한 경기는 이길 수 있어도 우승하려면 수비가 강해야 한다.”
“수비는 수비수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함께해야 단단해질 수 있다.”
“혼자 하기 힘든 상황에 몰린 동료를 돕기 위해 뛰는 게 축구다.”
축구에서는 거의 불문율처럼 받아들이는 격언들이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는 ‘개인’은 모두 열심히 뛰었지만 ‘팀’으로는 헐거웠다. 그게 상대적인 약팀에게 많은 골을 내주면서 잇따라 비긴 이유다. 충격받은 한국은 두 차례 토너먼트 경기에서 단단해졌다. 모두 함께 공격했고 모두 함께 수비했다. 후반 인저리 타임 동점골로 질뻔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끝내 웃었다.
축구는 모든 선수가 오직 승리라는 한가지 목표를 위해 하나 된 마음으로 하나처럼 뛸 때 이길 수 있다. 축구에서 진정으로 강한 팀은 한 골 차 승부에 강한 팀이다. 그것도 4-3보다는 1-0으로, 2-1로 이기는 팀 말이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남은 2경기도 ‘원팀’으로 끈끈하게 뛰어야 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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