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주목했던 그 재능 깨어나나… 다시 뛰는 강백호, FA 영입급 효과 낸다

김태우 기자 2024. 2.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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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의 부진을 딛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강백호 ⓒ 곽혜미 기자
▲ 타격에서의 폭발력 하나만은 이정후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았던 강백호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KBO리그 구단 관계자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강백호(25‧kt)의 비교가 화제였다. 악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두 선수 모두 걸출한 재능이었다. 다만 스타일이 조금 달랐다. 그래서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정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교한 타격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어떤 레벨에서든 적응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라는 이야기는 키움 코치들의 입에서 나온 게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여기에 평균 수준의 주력과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추고 있었다. 머리도 좋았다. 그래서 대다수는 “이정후가 더 좋은 야구 선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운동 능력은 강백호가 더 낫다”는데 특별히 이견을 제기하지 못했다.

타격에서의 숨 막히는 힘은 이정후가 가지고 있지 않은 강백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공을 쪼개는 능력이 있었다. 단순히 타격만 놓고 보면 강백호의 힘은 이정후가 따라가기 힘든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크는 두 선수의 비교는 그래서 재밌고 또 희망찼다. 하지만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한 축이 최근 2년간 흔들렸다. 강백호가 부진했다.

2021년까지 끝모르고 치솟는 그래프였다. 3할을 치려고 마음먹으면 3할을 쳤다. 홈런을 치려고 마음먹으면 홈런을 쳤다. 단순한 똑딱이 타자도 아니고, 단순한 공갈포 타자도 아니었다. 타격에 필요한 것들을 다 가지고 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2022년 부상 탓에 62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그래프가 꺾였다. 계속된 하체 쪽의 부상에 타격 메커니즘이 무너졌다는 게 강백호의 설명이자 아쉬움이었다.

2023년도 이런 저런 일이 흘러가며 마음을 괴롭혔고, 결국 오랜 기간 마음의 상처로 고생한 끝에 7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은 0.265, OPS(출루율+장타율)는 0.763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자꾸 부정적인 키워드와 이슈가 선수 주변을 맴돌았다. 그런데 kt는 강백호가 고전하는 와중에도 미친 듯한 성적 향상으로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강백호의 입지는 더 초라해졌다. 자신 없이도, 팀은 해낼 수 있었다.

그래서 2024년이 기대를 모은다. 1년 선배인 이정후는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기대 이상의 거액을 받고 미국에 갔다. 강백호도 아직 젊다. 병역도 해결했다.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캠프를 시작했다. 2년간 부진했지만 KBO 관계자들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흥분시켰던 그 재능과 힘이 사라질 나이는 아니다. 조금의 자극이면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

kt도 강백호의 기를 살려줬다. 2023년을 앞두고는 연봉 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었던 강백호다. 2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기까지 과정이 정말 험난했다. 사실 올해도 성적만 놓고 보면 삭감 대상이었다. 성적은 그렇다 치고 71경기 출전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 연봉은 동결했다. 누가 봐도 기를 살려주기 위한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강백호도 만회하고 싶은 의지가 충만할 법하다.

▲ 새 시즌은 외야에서 뛸 가능성이 점쳐지는 강백호 ⓒkt위즈
▲ 2024년 kt의 타격은 강백호의 성적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kt위즈

kt는 지난해 타격이 그렇게 강한 팀은 아니었다. 팀 타율은 0.265로 리그 평균(.263)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한정된 기회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타 팀 대비 점수를 더 뽑아내는 느낌이 강했다. 팀 홈런도 89개로 리그 평균(92개)보다 못했다. 올해 멜 로하스 주니어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예전의 그 ‘MVP’ 로하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박병호 황재균 장성우 등 주축 베테랑들은 한 살씩을 더 먹었다. 그렇다고 젊은 야수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 팀도 아니다. 변수가 있다.

강백호의 정상적인 복귀는 어쩌면 대형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지난 2년간 뛴 경기보다 결장한 경기가 더 많았기에 그렇다. 2021년 수준의 생산력을 찾는다면 kt 타선은 화끈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강백호의 2024년에 역설적으로 큰 기대가 걸리는 이유다. 원래 평가가 좋았던 선수이기에 올해 반등은 지난 2년의 부정적인 성적을 다 지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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