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종원 종사관 나리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 시간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믿음직스러운 종사관 나리의 매력이 또다시 안방을 휘젓고 있다. 금·토요일 안방극장에 사극을 줄지어 선보이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MBC가 또 한 번 훈남 종사관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정조준했다.
MBC는 2003년 선보인 두 편의 사극에 모두 종사관 캐릭터를 남자주인공으로 세워 흥행한 바 있다. '다모'와 '대장금'이다. 각 드라마는 이서진을 황보윤 종사관으로, 지진희는 민정호 종사관으로 내세워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라이징 스타였던 두 배우 모두 사극은 처음이었고, 심지어 이서진은 첫 주연작이었지만 두 드라마 모두 MBC는 물론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수작이 됐다.
무엇보다 두 배우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대중적 사랑이 뜨거웠다. 그러한 이유로 전에도 수많은 사극을 통해 분명히 언급됐을 텐데 한 번도 뇌리에 남지 않았던 종사관이라는 호칭이 더없이 친근해졌다. 이후 사극에 남주 캐릭터로 종사관이 종종 등장하며 현대극 속 여주를 지켜주는 남주 캐릭터로 실장님, 본부장님이 있듯 사극에는 종사관이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해를 풍미한 '연인'에서도 지승현이 구원무 종사관으로 나서 눈길을 끈 바 있다.
현재는 '밤에 피는 꽃'의 이종원이 박수호 종사관 역으로 나서며 안방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밤에 피는 꽃'은 폭발하는 듯한 에너지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하늬의 활약으로 시선을 끌기에 성공하더니 어느덧 이종원의 부드러운 듯 강직한 매력에 스며들게 하고 있다.
이종원이 맡은 박수호는 뛰어난 무예 실력으로 무과에 장원급제한 금위영 종사관이다. 또 가문이 몰살당한 가운데 홀로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슴으로 칼을 갈고 또 갈았을 인물이다.
그런 박수호를 역시 첫 사극 도전인 이종원이 신예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여전히 소년 같은 앳된 얼굴이지만 깊은 눈매와 각진 턱선, 신뢰감을 주는 중저음의 목소리, 그리고 무예에 출중한 종사관으로서 손색이 없는 큰 키와 듬직한 어깨가 한데 어우러져 팬들에게 살아 숨 쉬는 박수호 종사관으로 다가가고 있다. 박수호 캐릭터를 찰떡같이 연기하는 이종원에게 팬들이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이하늬와의 호흡에 대한 우려도 기우에 그쳤다. 워낙 파워풀한 이하늬이니 그 기세에 눌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더욱이 나이 차이가 11살이나 나는 두 사람이 러브라인까지 펼쳐야 하니 케미스트리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종원이 시청자들의 그 모든 의심을 거두고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제아무리 행동파 조여화(이하늬)여도 의젓하고 듬직한 박수호에게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겠다고 여기게 믿음을 주고 있다. 늘 마음이 앞서는 조여화를 걱정하며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은 물론이고, 과부는 죄인일 수밖에 없는 시대적 한계 속에서 죽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여화의 한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을 덜어주기 위해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던 자신의 과거 상처를 이야기하는 등 사려 깊은 모습으로 박수호 매력에 흠뻑 취하게 만들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이종원표 종사관 판타지가 생기는 찰나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종사관의 매력을 선사하는 이종원에게 푹 빠져드는 중이다. 이종원은 드라마가 두 자릿수 시청률에 안착하면서 배우로서 존재감을 명징하게 알릴 수 있게 됐다.
12부작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밤에 피는 꽃'은 이제 4회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박수호의 집안이 멸문하고 그가 기억을 잃은 사건의 배경부터 조여화의 오라버니인 조성후의 행방이 묘연한 이유, 음독이 의심되는 선왕의 죽음 등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이 휘몰아칠 예정인데, 여기에 박수호와 조여화의 로맨스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전망이다.
박수호 종사관의 남은 활약에 기대를 모으게 된다. 차분하면서도 다부진 매력으로 스물스물 팬들의 가슴에 스며들어온 이종원이 팔색조 같은 이하늬와 펼칠 호흡을 기대하게 된다. '밤에 피는 꽃'이 코믹 액션 사극인 만큼 유쾌한 엔딩이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이하늬도 직접 말한 이종원의 '로맨스 눈빛'에 부디 행복만 깃들길 빌게 된다.
'밤에 피는 꽃'이 이하늬의 원맨쇼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 이종원이 훈남 종사관 매력으로 팬들 마음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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