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승 달리다 5연패···SK의 첫 위기, 6강 서열도 흔들?
서울 SK가 5연패에 빠졌다. 일찍이 윤곽을 드러낸 6강 내에서 ‘접전’이 시작되고 있다.
SK는 지난 4일 울산 현대모비스에 연장전 끝에 80-92로 졌다. 지난 1월2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부터 2주 동안 이기지 못하고 5연패를 당했다.
앞서 4연패 중 3경기 연속 5점 차 이내로 졌던 SK는 이날도 4쿼터 종료와 동시에 3점 슛을 내줘 동점을 허용, 연장전으로 가면서 무너졌다. 최종 점수 차는 크지만 실질적으로는 박빙 승부 끝에 또 아쉽게 졌다. 같은 패턴의 패배를 반복하고 있다.
원인은 결국 주전들의 부상이다. 연말부터 무릎 부상으로 뛰지 못하던 허일영이 지난 3일 KT전에서 복귀했지만 주득점원인 김선형과 안영준이 나란히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김선형이 못 뛰는 사이에도 안영준을 앞세워 잘 달리던 SK는 안영준마저 지난 1월18일 현대모비스전 이후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자 주춤거리고 있다.
1월9일 창원 LG전 승리까지 12연승을 달렸던 SK는 이후 부산 KCC와 현대모비스에게 2연패를 당했고 선두 원주 DB를 꺾었지만 그 뒤 5연패로 빠지고 말았다. 올시즌 리그 최다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다가 극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 올시즌 처음으로, 가장 크게 맞은 ‘위기’다.
전희철 SK 감독은 “위기이긴 하다. 그런데 경기력이나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2~3분, 짧은 시간 사이에 실점을 많이 해서 경기를 계속 놓치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며 “다들 체력적으로 힘들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이 밀어붙이다보니 (후반 중요한 상황에서) 체력, 경기 운영 등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형과 안영준이 뛰지 못하는 현재 SK는 사실상 식스맨이었던 오재현이 주득점원으로 돋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다. 4일 현대모비스전에서도 혼자 45분을 다 채워 뛰었다. 자밀 워니 역시 공격 비중이 커지다보니 출전 시간 조율에 신경쓰고 있다. 그러나 잘 뛰다가도 경기 막바지에 슛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결정적인 턴오버가 나오는 등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4일 현대모비스전에서도 4쿼터 막바지에 워니와 오재현이 자유투를 1개씩 놓친 것이 결과적으로는 패인이 됐다.
SK는 전희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1~2022 시즌 바로 우승하면서 우승후보로 늘 꼽히는 강팀이다. 연패를 거의 하지 않는 팀이다. 올시즌 리그 최다인 12연승까지 달렸던 SK의 5연패는 상대적으로 매우 커 보인다. 6강이 사실상 일찍이 결정된 채로 큰 변수 없이 진행 중인 올시즌 레이스에서 우승후보 SK가 흔들리는 것은 잔잔하던 6강 내 순위싸움을 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 무서운 연승 기세로 선두 DB를 추격하던 SK가 갑자기 연패에 빠지면서 4위로 내려가 이제는 5위권의 추격을 받고 있다.
SK는 5일 동안 쉰 뒤 10일 안양 정관장과 경기 하고 15일 창원 LG전을 마치면 28일 고양 소노전까지 열흘 이상 휴식할 수 있다. 그 사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연패를 끊으며 분위기를 회복해야 막판 레이스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전희철 감독은 “수요일(7일) EASL(동아시아슈퍼리그) 경기만 빼면 (정규리그에는) 일주일 여유가 있는데 그 뒤 정관장, 삼성과 이틀 연속 경기 하고 또 DB, LG와 만나 일정이 빡빡하다. 이 4경기 잘 버티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할 수 있다. 잘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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