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절대 넘어가면 안돼"…일본, 진짜 속셈 따로 있었다

김리안 2024. 2. 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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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투자공사(JIC)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반도체 화학소재 기업이 미국 대학교와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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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의 반도체기업 국유화
배경엔 美와 특허 분쟁?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AFP


일본투자공사(JIC)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반도체 화학소재 기업이 미국 대학교와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민간 기업을 인수하려는 배경에는 '차세대 칩' 제조에 필수적인 특수 소재를 둘러썬 패권 다툼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뉴욕주립대 연구재단은 최근 뉴욕지방법원에 일본 JSR의 미국 자회사 인프리아를 상대로 최대 43억달러에 달하는 특허 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인프리아가 뉴욕주립대 연구재단의 로버트 브레이너드 교수 팀과 맺은 계약을 위반한 채 연구재단의 IP를 기반으로 한 칩 소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아예 새로운 특허까지 출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특허 분쟁의 대상은 포토레지스트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설계를 새길 때 필수적인 소재(감광액)다. JSR은 첨단 반도체 공정인 5㎚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용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해왔다. 포토레지스트 시장 점유율 30%에 달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JSR은 2021년 5억1400만달러를 들여 인프리아를 인수하면서 EUV 포토레지스트 기술을 다각화했다. 2007년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화학연구소에서 분사해 만들어진 인프리아는 기존 EUV에 활용되던 화학증폭형 포토레지스트와 달리, 금속산화물질에 기반한 무기화합물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했다. 이는 분자 크기가 기존 유기물 기반 포토레지스트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3㎚ 이하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데 전도유망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뉴욕주립대 연구재단은 소장에서 "인프리아의 금속산화물 포토레지스트는 원래 로버트 브레이너드 교수 팀이 개발한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투자공사(JIC)의 JSR 인수는 3월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JSR이 JIC에 인수되면 인프리아의 IP가 일본에 완전히 이전되는 것이고, 우리 연구재단은 더 이상 인프리아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립대 연구재단은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IP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국부펀드 운용사인 JIC는 지난해 64억달러에 JSR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해당 거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JSR 국유화를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본격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프리아의 금속산화물 포토레지스트는 차세대 최첨단 칩 제조에 게임체인저가 될 기술"이라며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정부가 JSR을 인수하는 배경에 (JSR의 자회사) 인프리아의 해당 기술이 외국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JSR은 뉴욕주립대의 제소에 대해 "문제된 특허는 JSR이 인프리아를 인수하기 전에 출원된 특허"라며 "내부 조사 결과 특허 침해 사실이나 JSR이 연루됐다는 사실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성명을 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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