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결제대금 예치 시스템 도입…협력사 임금 지급 보장

"협력사 근로자 임금체불 예방 및 원하청 상생·발전 기대"
노조 "에스크로 시스템 자체는 환영…개인정보 논란은 없어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HD현대중공업이 협력사 근로자 임금 지급 보장을 위해 이달부터 에스크로(ESCROW.결제대금 예치)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에스크로 시스템은 은행 등 제3자 감시하에 묶인 계좌를 의미한다.

원청이 협력사에 기성금 지급 시 인건비 항목을 에스크로 계좌에 이체하면, 협력사 근로자들이 소속 회사가 아닌 에스크로 계좌에서 임금을 지급받는다.

즉, 임금체불 예방을 위한 최소한 안전장치로, 건설업에서는 주요 10대 건설사 모두 이미 활용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협력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지원금만 에스크로 시스템으로 지원금을 지급해 왔는데, 이번에 지급 항목 범위를 임금까지 넓힌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시스템 도입을 위해 사내협력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총 30회 정도 설명회를 열었고, 모든 협력사가 동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2월 기성 지급분부터 에스크로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 근로자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2월 고용노동부는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5개 사 대표 및 협력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조선업 협력사 에스크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권장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조선이 세계 1위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사들이 함께 노력해왔기 때문이다"며 "협력사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조합도 에스크로 도입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회사가 에스크로 시스템을 통한 임금 지급을 위해 협력사 근로자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이견을 보인다.

회사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 근로자 신원과 실제 근로자 수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노조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소식지에서 "개인정보를 다루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 상생을 위한 에스크로 시스템과 함께 출입 보안을 강화해 산업 보안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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