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車부품사인데 미래추정이익 끌어온 삼현… 한투는 200%대 수익 기대
자동차 부품 제조 사업 등을 하는 삼현이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기술특례상장 방식이다. 삼현은 모터와 제어기, 감속기를 하나로 통합한 ‘3-in-1′ 솔루션을 토대로 자동차용 전장 부품은 물론 무인 무기체계나 로봇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삼현은 2025년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정했는데,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앞서 지분 투자한 한국투자증권은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현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200만주를 모집한다. 100% 신주 모집으로, 삼현은 희망공모가 범위(밴드)를 2만~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로 400억~5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100억~2600억원이다.
대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삼현의 희망 공모가 밴드를 비교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 평균과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토대로 산정했다. 비교기업으로는 영화테크, 유니테크노, 대동기어를 꼽았다. 이들 기업의 2023년 3분기 기준 평균 PER은 20.34배로 집계됐다. 여기에 비교기업 평균 PER에 삼현의 2025년 주당 순이익 예상치를 올해 가치로 환산한 값을 곱했다. 추가로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결정했다.
삼현의 경영실적이 2025년부터 크게 뛸 것이라는 전제 아래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삼현의 지난해 추정 매출은 998억원, 당기순이익은 92억원이다. 올해는 매출 1233억원, 당기순이익 119억원으로 증가하고, 2025년에는 매출 1941억원, 당기순이익 197억원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2년 새 매출과 순이익이 2배 안팎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산 계약과 기술개발 계약 등을 토대로 삼현이 주력인 자동차 산업을 넘어 방위, 로봇, 조선 산업으로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다.
상대적으로 할인 폭도 작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술특례기업은 미래 추정 실적에 연평균 22.73%의 할인율을 적용했는데, 삼현은 15%만 반영했다. 삼현의 평가액 대비 공모가 할인율도 평균 29.55%~41.78%에 못 미치는 12.93%~30.28%로 잡았다.
다만 공모주 열풍 속에서 포스뱅크, 우진엔텍, 현대힘스,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이닉스, 스튜디오삼익 등 올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모두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어서 왔다. 삼현이 공모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상장 예정 주식 수 기준 18.38%(194만6064주)로 비교적 적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성호 삼현 대표와 아들 황희종, 황승종씨 등 특수관계인들(상장 후 지분율 68.59%)은 보유 주식을 1년간 의무 보유한다.
삼현이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하면 한국투자증권은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11월 삼현 주식 3485주를 30억원에 샀다. 당시 총 발행주식 수(7만6213주)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지분율이 4.57%였던 점을 고려할 때, 삼현의 기업가치를 650억원가량으로 평가한 셈이다.
삼현은 이후 주식 수를 늘리며 IPO를 준비해 왔다. 2022년 3월 보통주 1주를 20주로 액면분할했고, 같은 해 5월 보통주 1주당 4.6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현재 보유한 삼현 주식 수는 39만320주로 늘었다. 주당 취득가는 7679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현 상장 후에 한 달 동안 주식을 의무 보유한다. 보호예수가 풀렸을 때 삼현의 주가가 공모가 하단인 2만원 수준이어도 수익률이 160%(연수익률 46%)다. 공모가 상단인 2만5000원일 경우 225.6%(연수익률 60%)로 추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인으로서 이번 공모 과정에서 삼현 주식을 5만주 더 취득하는데, 이 물량은 3개월간 의무 보유하기로 했다.
삼현은 1988년 설립됐다. ‘3-in-1′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액추에이터(구동장치)가 주력 제품이다. 자동차 전장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왔다. 전차, 호위함, 미사일, 레이더의 구동시스템부터 로봇, UAM(도심형 모빌리티), 친환경 선박 등에서도 구동 제어 시스템을 신규 수주하거나 개발 협력하는 등 미래 먹거리도 함께 발굴해 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한화시스템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현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모두 시설 투자에 쓰기로 했다.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별도의 방산 부품 공장도 짓는다. 연구·개발(R&D) 인력이 늘고 있어 연구동도 확장할 계획이다. 삼현은 현재 직원의 40%(90여명)가 R&D 인력인데, 2025년에 11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삼현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달 12일부터 13일까지 일반 투자자 등으로부터 청약을 받아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마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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