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PF 부실정리 로드맵 가동 .."땅값 60%로 깎는다"
2분기 중 사업장평가 세부지표·경공매 활성화
금융감독원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부실 정리' 로드맵을 가동했다. 여러차례 만기연장한 사업장에 대해선 금융회사가 예상손실 100%를 장부에 반영토록 하고 올 2분기 중 부실 사업장 재분류를 통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한다. 경공매로 나온 토지는 지금보다 평균 6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부실 사업장은 연내 정리하며 손실을 제때 인식하지 않은 금융회사는 '시장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H지수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은 지키되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금융회사와 임직원에는 엄정 대응하고 배상기준을 신속히 마련한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는 연체 유예 또는 만기연장을 반복한 사업장에 대해 지난해 결산 기준 100% 예상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미 개별 저축은행 1대1 면담을 마쳤으며 오는 8일까지 추가 충당금 적립 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한다. 금융회사가 여력이 있는데도 충당금을 쌓지 않고 배당·성과급으로 유출하지 않도록 엄격 관리한다.
만기연장이나 연체유예가 남발되지 않도록 대주단 협약을 개정한다. 부실이 심각한 사업장은 대주단 협약에 따라 경공매를 통해 토지 가격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사업성 평가 개선 TF를 가동 중으로 세부지표를 확정해 2분기 중 사업장 재분류를 마치고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한다.
하반기 중 사업장별로 경공매 등 부실정리 또는 사업 재구조화 계획도 제출 받는다. 로드맵에 따라 올해 안에 부실 사업장 정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경공매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금융회사, 건설업계, 신탁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되며 매물이 원활하게 소화되기 위한 금융권 펀드도 추가 조성된다. 낙찰가율 60%에 토지가 매각되면 분양가격이 떨어져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부터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의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원칙 하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사업장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미 국내 PF 사업장 약 3500곳에 대해선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한 상태로 이를 해외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올라가면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위험이 커진 상태다.
올해는 실직·중대질병·출산·육아 등 소득단절 기간동안 보험료 납입을 유예하는 보험소비자 민생안정특약이 출시된다. 보장성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1년간 납입유예하는 특약이다. 자동차보험의 반려동물에 대한 부족한 보상 기준을 개선하고 반려동물 관련 특약 개발도 개발된다. 반려동물 분양가의 1.2배까지만 보상되는 현행 자동차보험의 문제점을 해소할 방침이다.
반사회적 불법 사채계약 피해자 구제를 위해 무효소송 지원을 통한 계약 무효화를 추진하고, 채무자 대리인 무료지원 사업을 적극 지원한다. 주요 민생범죄에 대한 금융회사 등의 적시성 있는 거래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비대면 금융사고 피해에 대한 책임분담 기준이 확대된다.신분증 도용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비대면 금융거래 본인확인제도에 대한 종합 개선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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