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꽃' 장동윤, 만개하지 않은 꽃 [TF인터뷰]
씨름선수 김백두 役으로 활약…"전성기는 최대한 늦게…계속 성장하고 싶어"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2023년에만 무려 6작품으로 대중을 만났다. '소처럼 일한다'는 말의 절로 생각나는 배우 장동윤이지만 정작 그는 "직장인들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겸손한 말과 함께 웃어 보였다. 그런 장동윤이 가장 바라는 게 있다면 '전성기가 최대한 늦게 오는 것'이다. 더디더라도 계속해서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장동윤은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극본 원유정, 연출 김진우, 이하 '모래꽃')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작품은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 분)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 분)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를 그렸다.
극 중 장동윤은 씨름 신동이었지만 20년째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은퇴 위기에 놓인 씨름 선수 김백두 역을 맡아 활약했다. 장동윤이 "지금까지 없던 바보 같고 순수한 인물"이라고 해석한 것처럼 김백두는 사람 냄새 나는 순박함과 씨름에 대한 열정을 자랑하는 캐릭터다.
그래서일까. '모래꽃'을 촬영하며 긴 시간 포항과 경주를 오가야 했던 장동윤이지만, 고생은커녕 '힐링'으로 남은 시간이었단다. 장동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인 것 같다. 보통 작품을 끝내면 '해냈다'는 느낌이 드는데, '모래꽃'은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었던 작품인지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힐링하면서 촬영했다. 때문에 좋은 추억을 잘 마무리한 작품인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흔히 볼 수 없는 '씨름'을 소재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기존 씨름을 좋아하는 팬들은 물론 이번 '모래꽃'을 통해 씨름의 매력을 알게 된 시청자들까지 모이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장동윤 또한 '모래꽃'으로 알게 된 씨름에 푹 빠져 있었고, 인터뷰 내내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씨름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씨름판이 더욱 활성화되고 국제적으로도 알려졌으면 좋겠다. 일본의 스모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본격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반해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은 것 같아 아쉽다"며 씨름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씨름은 힘과 기술의 집약체예요. 기본적으로 하체랑 코어가 중요한 데다 전신을 다 쓰는 이른바 '상남자'의 스포츠죠. 단순히 힘만 쓴다면 재미없을 텐데 여기에 기술과 수싸움이 들어가요. 상대가 어떤 기술을 쓸지 무게를 어디에 둘지 미리 계산을 하고 들어가야 해요. 순발력과 눈치, 심리전까지 필요하죠. 바둑 두는 것과 비슷해요. 한 마디로 힘과 머리를 모두 쓰는 위대한 스포츠예요."
씨름선수로 변신하기 위해 무려 14kg 증량한 장동윤이다. 평소 65~67kg을 유지하다 80kg까지 찌우며 체격의 변화도 직접 체감했다. 단기간에 체중을 증량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터다. 그러나 장동윤은 "원래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며 "그래서인지 증량하는 동안은 너무 행복했다. 좋아하는 음식 등 하루에 5끼를 맛있게 먹었다"고 밝혔다.
작품이 끝나자마자 다시 감량에도 성공했다. 원래대로 돌아왔던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우울해진 장동윤이었다. 그는 "오히려 다시 뺄 때가 힘들었다"며 "예전에는 운동 조금 하고 식단만 챙기면 쭉쭉 빠졌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초강수를 두지 않으면 빠질 생각을 안 하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배우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포기할 수는 없었단다. 결국 장동윤이 꺼내든 카드는 '간헐적 단식'이었다. 장동윤은 "필요성이 느껴질 때마다 한 번씩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30~48시간 단식을 하는 방법"이라며 "그때는 물에 소금을 타서 먹는 것 외에는 먹지 않는다. 생각보다 좋다. 정신이 맑아지고 불필요한 독소들과 군살이 빠지고 비우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2023년에만 '오아시스' '롱디' '악마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이어 '모래꽃', 그리고 자신의 연출작 '내 귀가 되어'까지 6작품으로 대중을 만났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달리는 이유와 그 원동력이 궁금했다.
장동윤은 "워커홀릭 기질이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내 그는 "일에 대한 욕심이 확실히 있다"며 "하지만 직장인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열심히 한 것도 아니"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배우라는 직업이 물리적으로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만 따졌을 때는 직장인보다 적어요. 직장인은 매일 출근하잖아요. 촬영장에서도 주52시간이 지켜지지만 주인공이 그 시간 내내 촬영하는 건 아니에요. 확실한 건 스태프들에 비하면 배우들의 노동 강도와 시간은 현저히 적어요. 그래서인지 일에 대해 제가 불평할 건 없어요.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죠."
그런 장동윤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숙한 배우'가 되기 위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다. 때문에 "최대한 늦게 전성기가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더디더라도 성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늦게 전성기가 왔다는 건 그만큼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말이잖아요. 방향만 제대로 설정한 채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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