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손실 인식 미루는 금융사… 시장서 퇴출도 불사"

이창섭 기자 2024. 2.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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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를 통한 과도한 성과급 수취를 '단기적 이익의 사유화'로 규정하고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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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업무계획…부실 부동산 PF 등 잠재적 부실 구조조정 속도
'공정한 금융' 강조… "소비자에 위험 전가하는 행태 용납 안 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최근 금융시장 동향 및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결정 과 관련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며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최상목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를 통한 과도한 성과급 수취를 '단기적 이익의 사유화'로 규정하고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손실 인식을 미루고 고객 이익을 외면하는 금융회사는 시장에서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원장은 4일 '2024년 업무계획 브리핑' 모두발언에서 "올해부터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회사로서의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원칙하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내외 경기둔화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잠재된 부실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PF에 면밀한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구조조정과 재구조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해 개별 자산의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부실자산에 묶인 자금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부문에 흘러가도록 자금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금융 관행을 개선하고 민생 침해 금융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어려운 시기를 틈타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노리는 민생침해 금융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원내 대응 협의체'를 설치하고 예방부터 단속, 피해구제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 신뢰를 저해한 공매도와 홍콩H지수 ELS 등 파생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는 엄정한 조치와 근본적 대책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와 관련해선 금융위원회와 함께 기관-개인 간 거래조건을 균등화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공매도 거래 전산체계 구축과 글로벌IB(투자은행) 등에 철저한 조사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콩H지수 ELS에는 "확인된 불완전판매에 엄정 대응하고 합당한 수준의 피해 구제를 추진하는 한편 고위험 상품 판매규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을 통해 다시는 후진적인 형태의 불완전판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올해 감독 방향은 '공정한 금융'이라고 강조하며 "금융회사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단기 실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한 채 단기적 이익은 사유화하고 뒤따를 위험을 소비자 등 사회에 전가하는 행태 등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PF 집중 투자', 'ELS 불완전판매를 통한 과도한 성과급·수수료 수취'를 들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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