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425억짜리 3×MVP가 고척돔에 뜬다는데, 4×MVP 팀도 있었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한 라인업에 4명의 정규시즌 MVP가 포진했던 팀은 두 차례 있었다. 1978년 신시내티 레즈와 1982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LA 에인절스)다.
1970년대 MVP를 쓸어담았던 신시내티는 쟈니 벤치(1970, 1972), 조지 포스터(1977), 조 모건(1975, 1976), 피트 로즈(1973)가 최강 타선의 주역이었다. 그해 개막전 타순을 보면 로즈가 1번 3루수, 모건이 3번 2루수, 포스터가 4번 좌익수, 벤치가 6번 포수를 맡았다. 신시내티가 '빅 레드 머신(Big Red Machine)'으로 불리던 시절이다.
에인절스는 1982년 돈 베일러(1979), 로드 커루(1977), 레지 잭슨(1973), 프레드 린(1975)이 한 라인업을 이루며 AL 서부지구 최강 팀으로 군림했다. 개막전에는 2번 중견수 린, 3번 1루수 커루, 4번 우익수 잭슨, 5번 지명타자 베일러 순으로 중심타선을 형성했다.
한데 3명의 MVP가 같은 라인업에 포진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2024년 LA 다저스라면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다저스는 올해 3명의 정규시즌 MVP가 개막전부터 함께 라인업을 이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번 무키 베츠, 2번 프레디 프리먼, 3번 오타니 쇼헤이 순으로 상위 타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년 다저페스트(DodgerFest)'에 참석해 "베츠가 리드오프이고, 프리먼이 2번, 오타니가 3번을 친다"면서 "다저스와 LA는 모든 스포츠와 야구의 중심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빛날 타순이고 LA에서도 위대한 타선이며 우리 모두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베츠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2018년, 프리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인 2020년 각각 AL MVP와 NL MVP에 선정됐다. 이번 오프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2021년과 2023년 LA 에인절스에서 AL MVP에 등극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모두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만장일치의 의견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세 선수 모두 다저스로 이적하기 전 MVP에 올라 의미를 크게 부각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이날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약 3만5000명의 LA 팬들은 로버츠가 이들의 타순을 알리자 열광적인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들 MVP 출신 세 명의 지난해 성적을 보자. 베츠는 슬래시라인 0.307/0.408/0.579, 179안타, 39홈런, 107타점, 126득점, OPS 0.987을 올렸고, 프리먼은 0.331/0.410/0.567, 211안타, 29홈런, 102타점, 131득점, OPS 0.976을 마크했다. 베츠는 올스타는 물론이고 NL MVP 투표 2위, 외야수 부문 실버슬러거에 올랐다. 프리먼은 올스타에 MVP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타자' 오타니는 작년 시즌을 9월 초에 접었음에도 135경기에서 0.304/0.412/0.654,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OPS 1.066을 기록했다.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다.
이들의 몸값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베츠는 2020년 7월 12년 3억65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고, 프리먼은 2022년 6년 1억62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이적했다. 오타니는 잘 알려진대로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단일계약 기준으로는 최고액인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와 FA 계약을 했다.
세 명의 합계 몸값은 12억2700만달러(약 1조6425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오는 3월 20-21일 서울시리즈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의 전광판을 장식한다는 얘기다.
다저스가 3명의 MVP를 한 라인업에 포함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21년에는 베츠와 코디 벨린저, 앨버트 푸홀스, 2022년 푸홀스가 떠나고 프리먼이 오면서 베츠, 벨린저와 라인업을 구성했다. 벨린저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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