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합형비례당 준비”...민주당도 또 위성정당 만든다

박상기 기자 2024. 2. 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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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준연동형 유지, 통합비례정당 만들겠다”
위성정당 금지가 대선 공약이었는데...
“결국 준위성정당 창당하게 돼 사과”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목을 만지며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4.2.5/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선거제 관련해 현행 ‘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고,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총선 때처럼 민주당은 지역구 후보만 내고, 비례는 따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내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 중 택일해야 한다”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4년 전 총선 때의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했었다. ‘위성정당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선 약속을 깬 데 대해 “결국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 반대로 실패했다”면서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이상,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포기해 손해를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하며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 한다”며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그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단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의 과제는 분명하다”며 “무능하고 무도하며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정을 감시하고 국가 법 질서를 창조 변화시키는 국회는 민주 공화정의 최후 보루”라고 했다. 국회를 여당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위성정당 창당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관련 당론 결정권을 이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최고위원들이 가진 권한을 이 대표에게 모두 위임했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많은 당선자가 나올수록 비례 당선자는 줄어드는 현행 ‘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할지, 지역구와 비례를 각각 따로 뽑던 과거의 병립형 선거제로 되돌릴지 여부를 두고 결정을 미뤄왔다. 현행 연동형 선거제는 민주당이 4년 전 국민의힘 반대에도 강행 처리한 제도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의석에서 손해를 볼 것 같자 선거제를 바꿀지 고민해 왔다.

민주당 안에선, 이 대표가 의석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병립형’을 선택할 거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의석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병립형 회귀에 대한 당내 반발이 컸고,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권 소수정당도 병립형 회귀에 강하게 반대한 점 등을 감안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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