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 사망·실종 300명 육박…국가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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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칠레 중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4일(현지시간) 99명으로 늘어났다.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데다 주민 수백명이 여전히 실종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곳에서 전국으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현재 64명의 사망자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산불은 "500명이 숨진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에서 가장 큰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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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90배 소실…소방·군인 2700명, 고온건조 날씨 탓 진화 난항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사흘째 칠레 중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4일(현지시간) 99명으로 늘어났다.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데다 주민 수백명이 여전히 실종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지역을 방문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망자 시신을 검시하는 칠레 법률의료 당국은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99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3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오 진행된 대통령 연설에서 사망자수는 64명으로 집계됐는데, 불과 한나절 만에 35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 헬기를 타고 피해 지역을 시찰한 보리치 대통령은 중부 벨파라이소주(州) 도시 비나델마르의 산간 마을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전국으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현재 64명의 사망자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산불은 "500명이 숨진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에서 가장 큰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피해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칠레 재해예방대응청(SENAPRED)에 따르면 지난 2일부로 산불 적색경보가 발령된 중부 벨파라이소주와 오이긴스주에선 사흘간 여의도 면적(290㏊) 90배에 달하는 2만6000㏊가 소실됐다. 31대의 소방헬기가 투입된 가운데 1400명의 소방관과 군인 및 자원봉사자 1300명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알바로 호르마자발 재해예방대응청장은 이날 오전 기준 34건의 화재를 진화하고 있으며 43건은 진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 30만의 해양 휴양지인 비나델마르 외곽 산간 마을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비냐델마르 인근 지역에서만 산불로 인한 실종자가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가 비나델마르 외곽을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동네 전체가 까맣게 그을리고 불에 탄 자동차들이 도로를 뒤덮은 모습이 담겼다. 비냐델마르 주민 카스트로 바쿠에스(72)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화재라기보단 핵폭탄에 가까웠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불길이 계속 번짐에 따라 당국은 전날 오후 9시부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통행 금지령을 발령했다. 호르마자발 청장은 앞으로의 날씨가 화재 진압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불길이 시작된 만큼 자연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폭염이 급증한 데다 지난해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엘니뇨가 발화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칠레에선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여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토지와 식물은 더 많은 수분을 빼앗기게 돼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게 된다. 특히나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엄청난 속도로 산불이 번질 수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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