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도하] ‘충격’ 8강 탈락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팬심…모리야스 감독 “반성한다, 엄격한 평가 받아들일 것” 사임 암시
[골닷컴, 도하(카타르)] 강동훈 기자 =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일본이 ‘중동 강호’ 이란에 역전패하면서 통산 5번째 아시아 최정상을 향한 여정을 마쳤다. 일본 현지에선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자 모리야스 하지메(일본) 일본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에 “엄격한 평가를 받아들이겠다”며 사임을 암시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4일(한국시간) 일본 도쿄의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회는 없지만, 반성한다”며 “해임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존중한다.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받아들이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이와 함께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일본은 생각보다 일찍 여정을 마치면서 짐을 쌌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최종 명단(26명)에서 무려 20명이 유럽파일 정도로 아시아 내에서 전력이 가장 막강했던 탓이다. 지난해 A매치 평가전에서 독일과 튀르키예, 캐나다 등을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린 것도 이유다.
하지만 일본은 정작 대회에 돌입한 후 기대에 못 미쳤다. 실제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고전하면서 진땀승을 거뒀고, 이라크에 패하면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다행히 인도네시아전에서 쾌승을 거두면서 토너먼트에 진출한 일본은 16강에서 바레인을 완파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일본은 물론 지난달 말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가 성범죄 혐의로 형사 고소되면서 떠나는 등 잡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축구 통계·기록 전문 업체 옵타가 전망한 우승 확률에서 호주와 함께 20.4%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하지만 ‘중동 강호’ 이란을 넘지 못했다. 이날 일본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지는 치열하던 흐름 속에서 전반 28분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집중력을 잃으면서 흔들리더니 후반 10분 모하마드 모헤비(로스토프)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란에 흐름을 완전히 내주자 교체카드를 꺼냈다. 후반 22분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마에다 다이젠(셀틱)을 빼고 미토마와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를 동시에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일본은 그러나 변화를 가져간 후로도 계속 밀리더니 결국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문전 앞에서 호세인 카나니자데간(페르세폴리가)의 다리를 걸면서 페널티킥(PK)을 내줬고, 이후 키커로 나선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에게 실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교체 카드를 잘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 패인인 것 같다. 변화를 통해 흐름을 끊지 못했다. 아쉽게 생각한다”며 패배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같이 최선을 다하면서 노력했음에도 끝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팬들과 관계자들에게는 정말 미안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떨궜다.
일본이 8강에서 탈락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일본 현지에선 모리야스 감독을 향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다수의 팬들은 모리야스 감독이 교체 카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등 전적으로 이란전 패배의 책임이 있는 만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에 “후회는 없지만, 결과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승을 목표로 하고도 조기에 탈락한 것은 감독으로서 죄송스럽다. 반성한다”며 “해임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이해한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받아들이겠다”며 책임을 지겠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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