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갈 때 되자 갑자기 “폭력 싫다”…병역거부 ‘꼼수’ 징역 18개월

“평소 비폭력 관련 활동 안해
신념의 진실성에 의문 든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군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본인의 신념에 따라 입영하지 않은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은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동기 등을 바탕으로 하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죄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이 사건 피고인의 경우 진실성이 안 느껴진다는 판결 이유를 밝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10월 충북지방병무청으로부터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았지만 3일 이내 입영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폭력 및 전쟁에 반대한다는 본인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라면 입영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법원은 “A씨는 입영 거부 전까지 대학 입시와 자격시험 응시 등으로 입영을 연기해왔을 뿐 국가기관에 양심적 병역 거부의 뜻을 피력한 적이 없다”며 “이 사건 이전 비폭력·반전·평화주의와 관련된 비정부기구 활동이나 시민운동을 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 조사 등을 보면 A씨는 군대의 상명하복 문화, 군대 내 인권침해 및 부조리 등을 입영 거부의 주요 사유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현실 전쟁과는 다르나 평소 전쟁게임을 즐겨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비폭력·반전에 대한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A씨의 진실성에 의문이 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는 항소했으나 2심 역시 “병역의무 이행이 A씨의 인격적 존재 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킬 정도로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대법은 이 같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