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워치]2차전지 믿었다면 손해 본 1월
탄소배출권, 팔라듐 가격 하락에 인버스 ETF 성과 호조
지난달 국내 ETF 시장은 어땠을까? [ETF워치]가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려드립니다. 1개월 성과 상·하위 5개 종목을 파악하고 새로 나온 주요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는 자산운용사 동향과 함께 투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운 겨울 유럽의 탄소배출량 증가로 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반대로 하락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달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2차전지와 중국 증시에 투자했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국내 최초로 순자산총액 50조원을 돌파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신한자산운용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을 밀어내고 순자산 순위 6위에 올랐다.
탄소배출권·2차전지주 급락에 날아오른 인버스
새해 첫 달에는 인버스 ETF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달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ETF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로 23.35%의 수익률을 올렸다. 해당 ETF는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이 하락할 때 성과를 내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는 겨울이지만, 산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늘어나면서 배출권 가격이 내렸다. 이에 해당 ETF 수익률이 급증할 수 있었다.
새해 들어 2차전지주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2차전지 인버스 ETF인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의 가격도 22.32% 올랐다. 글로벌 전기차 회사들이 생산량을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방 산업 둔화로 소재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다음으로는 팔라듐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가 19.54%의 성과를 냈다. 지난 2022년 고점을 기록한 팔라듐 가격은 1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팔라듐은 내연기관차 촉매로 활용하는데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부분 기업이 백금으로 팔라듐을 대체하면서다. 다만 최근 팔라듐과 백금의 가격이 유사해져 대체 유인도 줄어들고 있다.
수익률 4위, 5위는 일본과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가 차지했다.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토픽스(TOPIX)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ACE 일본TOPIX레버리지(H)'는 16.78% 상승했으며,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며 미국 기술주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ARIRANG 미국테크10레버리지iSelect(합성)'은 15.98% 올랐다.
지난달 국내 증시뿐 아니라 중국 증시에서도 2차전지, 전기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ETF 성과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달 최하위 수익률을 낸 ETF는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로 37.32% 성과를 기록했다. 4위는 중국 전기차 기업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로 28.59%의 수익률을 보였다.
2차전지주의 급격한 하락세로 상승할 때 2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각각 36.53%, 33.79% 하락했다.
특히 2차전지 소재기업의 주가 하락세가 급격했던 만큼 소재기업에 투자하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의 성과도 21.21%로 부진했다.
삼성운용, 국내 최초 ETF 순자산 50조원 돌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총액 합계는 전월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규모를 꾸준히 키워온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순자산총액 5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는 약 2조원의 자금이 늘어났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 순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ETF는 'KODEX Top5PlusTR'로 7162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다음으로는 'KODEX 레버리지'의 순자산이 4753억원 늘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으로는 200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차전지 ETF의 수익률 하락으로 순자산이 약 1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꾸준한 금리형 ETF 인기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이 3622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TIGER 2차전지테마', 'TIGER 2차전지소재Fn'의 순자산이 각각 1678억원, 1394억원 감소했다.
KB자산운용은 상위권 운용사 중 유일하게 순자산총액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말 신규 상장한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이 544억원의 544억원의 자금을 유입했으나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에서 자금이 425억원이나 빠져나간 탓이다. 비메모리반도체주의 하락과 함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자금도 385억원 감소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순자산 증가율을 보이며 6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특히 채권형 ETF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순자산은 868억원 늘었으며,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는 853억원 증가했다.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 변화가 크지 않았던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이 홀로 5.2%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6위로 올라섰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순자산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말 상장한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으로 257억원의 자금이 유입했다. 특히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가 851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조원대에서 내려온 후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달 'HANARO 200'에서 138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금리형 ETF 인기에도 'HANARO CD금리액티브(합성)'의 순자산은 300억원 줄어들었다.
원자재 말고 채굴기업 ETF
금과 원유 가격에 연동해 투자하는 ETF와 다르게 금과 원유를 채굴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됐다.
지난달 16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을 출시했다. 지난달 18일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을 상장했다.
두 ETF는 원자재 선물이 아닌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롤오버 등 교체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기업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케이팝(K-POP) 관련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도 나왔다. 한투운용은 지난달 30일 하이브, JYP, 에스엠, YG 등 4대 기획사의 투자 비중을 95%로 가져가는 'ACE KPOP포커스'를 출시했다.
기존 4대 기획사 투자 비중이 높은 ETF는 NH-아문디운용의 'HANARO Fn K-POP&미디어'가 유일했다. 다만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미디어 기업에 투자해 4대 기획사 비중이 60%를 밑돌았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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