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약속 싫어” 새벽까지 술마시던 美 MZ세대, 밤 9시면 자러 간다

김자아 기자 2024. 2. 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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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슬립테크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를 찾은 관람들객이 행사에 참여해 숙면을 취하고 있다. /뉴스1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노는 대신 밤 9시에 취침하는 미국 Z세대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작년 미국 뉴욕의 한 술집에서는 새해 전야 카운트다운 행사를 밤 8시에 열어 참석자들이 밤 11시 전에 집에 돌아가 잘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1일(현지시각)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8세부터 35세까지의 젊은이들이 건강을 위해 밤늦게까지 놀기보다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을 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정 수면 시간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깨닫게 된 젊은이들이 취침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침대 제조업체 슬립넘버가 구매 고객 2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34세 고객은 지난달 평균 밤 10시6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이는 작년 1월의 밤 10시18분보다 12분 이른 시간이다.

수면시간도 늘었다. 미국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렌트카페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20대 청년들의 평균 하루 수면시간이 9시간28분이었다. 이는 2010년 20대의 평균 수면시간인 8시간 47분보다 8% 증가한 것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학생인 에마 크래프트(19)는 “밤 9시 이후로 내게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매일 밤 9시30분 이전에 잠이 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일찍 자는 것에 많이 익숙해졌고 훨씬 개운하다”며 이런 수면 패턴에 점차 적응되자 주변 친구들은 크래프트에게 ‘이른 수면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사는 매들린 서그(25)는 지난해 11월부터 밤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에 적응한 이후 스트레스와 불안감에서 벗어났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주말에 꼭두새벽까지 술을 마셨지만, 지금은 평일 저녁 5~6시에 재즈 쇼를 보거나 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는 일찍 잠자리에 들면서 정신적 건강이 좋아졌을뿐 아니라 야식과 술값에 들어가던 비용 수백달러도 아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젊은층이 늦은 저녁 식사를 거절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면서 유흥산업도 변화를 겪고 있다.

식당 평점 사이트 옐프에서 오후 4~6시대 식당 예약 건수가 차지하던 비중은 현재 31%로 2017년 19%보다 높아졌다. 반면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의 예약 건수 비중은 줄었다.

뉴욕시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한 술집은 낮에 식사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시간 댄스파티를 여는 실험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마티네’(평일 낮에 이뤄지는 공연) 행사를 작년에 네 차례 개최했다. 작년 12월 31일에 열린 마티네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정 대신 오후 8시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를 열었는데, 이 행사는 대기자만 200명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면 장애 담당 전문의인 존 윙클먼은 최근 사람들이 수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면서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이 수면에 대해 조금 과민해진 것 같다”며 새벽 3시 전에 일어나야 하지 않는 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본질적인 이점은 없다고 했다. 다만 일관된 취침 시간, 하루에 7~9시간 수면을 유지하는 것에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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