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만화적인 상상력에 이토록 감각적인 연출 [TV보고서]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얼떨결에 사람을 죽인 평범한 남자가 프로 살인자로 변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 오는 2월 9일 공개된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살인자ㅇ난감' 측은 8부작 중 총 4회분을 사전 언론 시사회로 공개했다.

4회까지는 잘난거 하나 없이 태어난 김에 살던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 분)이 우연히 살인을 저지른 후 점차 악을 단죄하는 프로 살인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살인자ㅇ난감'은 악을 악으로 단죄하는 기존 '다크히어로물'과는 결을 달리한다. 죽여놓고 보니 나쁜 죄를 지은 사람이었다는 우연이 몇차례 반복된 이탕은 조력자 노빈(김요한 분)을 만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이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게 된다.

원작 웹툰이 가진 이 기발한 상상력이 '살인자ㅇ난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치밀한 계획 따윈 없이 어쩌다 사람을 죽였지만 얼떨결에 완전 범죄가 되는 과정은 언뜻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개연성을 어찌어찌 만들어가며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오히려 이 신선한 사건의 연속이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이창희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큰 몫을 한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웹툰 세계관을 영상으로 옮겨오며 만화적인 이야기와 실사화 된 영상 사이의 간극을 꽤 수려하게 메꿨다. 이탕의 상상과 현실, 현재 상황과 과거의 사건을 수시로 오가는 연출은 어둡고 축축한 소재가 될 수 있는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한층 트렌디하게 만든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첫 살인 후 겁에 질려 환상을 보고 괴로워하던 이탕이 자신의 의지로 사람을 죽이기 시작하고, 도망자가 되고 또 다크히어로 행세를 하기까지의 과정은 딜레마에 빠진 한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흥미를 자극한다.

최우식은 이탕의 찌질한 모습부터 흑화한 모습까지의 변화를 수려하게 그려내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여기에 이탕을 의심하지만 별다른 증거를 잡아내지 못하고, 결국 짐을 싸게 되는 형사 장난감(손석구 분)은 '살인자ㅇ난감'을 진지하게 만들기도, 풍자처럼 보이게도 하며 블랙코미디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여기에 스스로 사이드킥을 자처하며 이탕의 조력자가 되는 노빈의 존재는 '살인자ㅇ난감'에 만화적인 면모를 더한다.

비틀린 신념의 전직 형사로 소개된 송촌(이희준 분)은 4회 엔딩에 등장한다. 다크히어로가 되기로 한 이탕의 변화와 송촌의 등장, 징계를 받은 장난감의 이야기는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5회를 궁금하게 만든다.

뉴스엔 이민지 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