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명절 증후군 없는 설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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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명절은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소중한 문화 예절이자 풍습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남성의 경우에는 장시간 운전을 하는 일이 많은데 의식적으로라도 바른 운전 자세를 취하는 것이 명절 후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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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명절은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소중한 문화 예절이자 풍습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설을 전후한 시점에 재미난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다. 기혼 남성과 여성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 정도를 점수화해 여성이 남성보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방법은 병원에 내원한 기혼 남녀 562명에게 사회재적응척도(스트레스를 점수화 한 척도)의 여러 문항 중 이혼(73점), 결혼(50점), 가까운 친구의 죽음(37점), 6개월 치 월급의 부채를 가지게 되는 경우(31점), 생활 상태의 변화(25점), 상사와의 불화(23점) 등으로 항목의 점수가 높은 것부터 낮은 순서로 나열한 후 명절이 몇 점 정도에 해당하는지를 연구 대상자들에게 주관식으로 점수를 기입하게 했다. 그 결과 남성의 명절 스트레스 평균 점수는 25.8점이었고, 여성은 32.5점이 나왔다. 즉 여성은 6개월 월급에 해당하는 부채를 가지게 되는 경우보다는 강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명절이 되면 여성이나 남성이나 스트레스를 받지만 단순 산술적 계산으로도 여성이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가 남성의 그것에 비해 20% 이상 높은 셈이다.
이처럼 주부들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와 가사 노동, 피로와 휴식 부족 등으로 생긴 다양한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까지도 생겨나게 됐다. 즉, 명절증후군이란 명절을 전후해서 두통, 요통, 근육통, 만성피로, 우울증, 불면증 등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며 최근에는 주부들만 아니라 아내와 부모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남편, 취직이나 결혼을 하지 못한 청년들 그리고 노부모까지로 확대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자! 달력만 봐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명절증후군, 과연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명절을 기회로 시댁이나 친지들과 소원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명절을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혼자서 속을 끓이며 일을 하기보다는 가족들과 가사노동을 분담하고 적극적으로 남편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 외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허리를 구부리고 일을 하거나 주방에 꼿꼿이 서서 장시간 일하기보다 관절을 자주 굽혔다 펴주고 허리 회전 운동 등의 스트레칭을 해주고 10-15㎝의 발판을 마련해 번갈아가며 올리고 싱크대에서 일을 하면 하면 허리에 부담이 줄어든다. 남성의 경우에는 장시간 운전을 하는 일이 많은데 의식적으로라도 바른 운전 자세를 취하는 것이 명절 후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중요하다. 차가 막힌다고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음악을 듣고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매시간 환기를 하고 졸리면 휴게소에 들려 휴식을 취해 졸음운전을 방지해야 하겠다. 오랜만에 만나서 가지는 술자리는 가족애를 돈독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과음을 해서 오히려 술자리에 시비가 생겨 가족불화가 생기거나 다음 날 육체적으로 힘들어진다면 안 만나느니만 못하니 과음은 되도록 피하자. 평소와 같은 생활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연휴 마지막 날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체로 명절 스트레스는 일과성으로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만일, 정신적, 신체적 증상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 시에는 전문가에게 적절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명절증후군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앞선 것은 온갖 스트레스를 이기고 수고한 아내에게 또는 운전하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수고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정진규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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