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노리는 1세대 블록체인 기업…체파·두나무도 챗GPT 주목[블록체인×AI]②

박현영 기자 2024. 2. 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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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블록체인 기업 중심으로 AI 사업 도전 가속화
체인파트너스, 월드코인 국내 파트너사로…두나무도 머신러닝팀 확대
AI와 블록체인 이미지.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간 결합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산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것을 넘어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AI 분야로 사업 자체를 확대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는 체인파트너스다. 2017년 설립된 체인파트너스는 그동안 디파이(탈중앙화금융), 거래소, 가상자산 지갑 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여러 사업에 도전해왔다. 이후 지난해부터는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블록체인 기술과 AI 간 결합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AI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업'이 먼저 돼야겠다는 구상에서다.

이에 체인파트너스는 기존 블록체인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게 아닌,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AI 개발을 할 수 있는 웹3 기업이 먼저 돼야 향후 '월드코인'처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났을 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AI 산업 진출 계기를 설명했다.

체인파트너스 내 AI 사업은 표철민 대표와 박지훈 최고제품책임자(CPO), 그리고 지난해 새로 채용된 AI 개발자가 리드하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도 지난해에만 챗GPT 한글 대화 서비스인 '네이티브'와 직장인 특화 AI 비서 서비스인 '웍스'를 개발했다. AI 사업에선 챗GPT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 오픈AI사의 최신 초거대언어모델(LLM)인 GPT-4 32K 모델을 국내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표철민 대표는 "AI 사업을 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방법과 이미 개발된 기술을 응용해 서비스를 출시하는 방법이 있는데 체인파트너스는 후자를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사업 경험이 토대가 돼 최근 체인파트너스는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의 가상자산 프로젝트인 '월드코인'의 국내 파트너사가 됐다. 월드코인은 대표적인 'AI 테마' 코인이자, 블록체인 기술과 AI를 결합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체인파트너스가 블록체인과 AI 두 분야의 경험을 모두 축적한 것이 월드코인 파트너사가 되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체인파트너스뿐 아니라 업비트 운영사이자 국내 대표 블록체인 기업인 두나무 역시 챗GPT를 활용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나무는 업비트뿐 아니라 증권플러스 등 이미 활성화된 서비스가 많은 만큼 기존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나무는 지난 2021년 머신러닝팀을 꾸렸다. 현재 두나무는 자금세탁방지(AML) 팀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각 팀 인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인원 수는 비공개이나, 머신러닝팀은 사내 AI가 쓰이는 모든 분야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팀이 개발한 텍스트-SQL 변환 모델이 글로벌 AI 모델 평가 지표인 BIRD-SQL에서 글로벌 리더보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텍스트-SQL 변환 모델은 사람의 언어를 데이터 관리 프로그래밍 언어인 SQL로 변환하는 AI 모델이다. 두나무의 모델도 챗GPT 기반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SQL 변환이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해 챗GPT의 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해당 모델은 증권플러스 서비스 내 챗봇인 '우디'에 쓰일 예정이다. 우디가 자연어를 보다 잘 이해하고, 종목을 스크리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외에도 두나무는 업비트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도 AI를 활용한다. 기존 거래 패턴을 크게 벗어나는 '이상거래'를 자동 탐지하기 위함이다. 이 작업 역시 머신러닝팀이 주도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아직은 기존 서비스에 AI를 활용하는 정도이지만, 향후에는 사업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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