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김하성도 못넘은 체력의 벽···데뷔 시즌, ‘3월의 축제’ 없는 이정후는 어떨까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한국 야구팬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예측 프로그램을 통한 예상 성적은 이정후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안정적으로 연착륙 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그래도 다행인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는 ‘3월의 축제’ 없이 시즌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전세계 야구팬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최대 야구 축제에 열광했다. 일본의 우승으로 끝난 WBC는 팬들에게는 재미와 감동, 기쁨을 선사했지만, 반대로 평소보다 짧은 휴식기간을 보내고 일찍 시즌을 준비해야 했던 선수들에게는 상당한 후유증을 안겼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일본 최고의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도 그랬다. 2022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요시다는 3월3일 일본 야구 대표팀에 합류한 뒤 WBC에서 타율 0.409와 함께 단일 WBC 최다 타점 기록(13개)을 수립하며 기대를 한 껏 끌어올렸다.
WBC에서 일본이 결승까지 가는 바람에 팀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었던 요시다는 그 여파로 첫 13경기에서 타율 0.16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4월21일 미네소타전 멀티히트(5타수2안타)를 시작으로 7월26일 애틀랜타전까지 75경기에서 타율 0.345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궤도를 찾았다. 이 기간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에 오르고 16경기 연속 안타를 포함해 홈런 11개를 몰아치는 등 일본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52경기에서 타율 0.233에 그치는 충격적인 몰락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시즌 막판에는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라인업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타율 0.288, 출루율 0.338, 장타율 0.446 15홈런 72타점의 성적은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선수치고는 준수했지만 일본에서 보여준 모습, 그리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시즌 중반까지 보여준 충격적인 활약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결국 일찍 시즌을 시작한 여파, 그리고 짧았던 스프링캠프 소화에 따른 체력 문제가 끝내 요시다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는 김하성(샌디에이고)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3년차였던 지난해, 김하성은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래도 시즌 막판의 큰 부진이 아니었다면 성적은 더 좋아질 수 있었다. 김하성은 3~4월 부진을 겪은 뒤 5월부터 성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기 시작, 7월에 타율 0.337, 출루율 0.449, 장타율 0.551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8월부터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10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페이스가 확실하게 꺾였다. 9~10월 성적만 아니었다면, 김하성은 4할대 장타율을 유지할 수도 있었다.
김하성 역시 요시다처럼 WBC를 준비하느라 다소 일찍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비록 한국이 WBC에서 1라운드 탈락하는 수모를 겪는 바람에 출전 경기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샌디에이고 수비에서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느라 다른 선수들에 비해 휴식일도 부족했던 김하성은 시즌 내내 가혹한 일정을 소화했다. 리그 적응의 문제가 딱히 없었던 그가 시즌 막판 슬럼프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체력이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김하성과 함께 WBC를 경험했던 이정후도 4월 한 달간 타율이 0.218에 불과했다. 그런데 5월 0.305, 6월 0.374를 거쳐 7월 부상 당하기전까지 0.435의 불망이를 휘두르며 페이스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정후는 요시다와 김하성처럼 8월 이후를 보내지 않았다. 그가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데뷔 시즌 이정후가 다행인 점은 샌프란시스코 동료들과 처음부터 온전히 시즌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온전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만 집중하며 자신의 컨디션과 감각, 그리고 시즌을 잘 치를 수 있게 체력을 끌어올릴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여기에 김하성이라는 ‘멘토’가 있다는 점도 그에게 유리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스코츠데일과 샌디에이고의 훈련지인 피오리아는 모두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동네로, 거리가 지척이다. 이정후는 지난 1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캠프지도 같고 해서 만날 수 있으면 궁금한 것을 물어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7년간 대단히 화려했던 ‘시즌 1’을 보냈던 이정후가 그 어떤 아시아 타자들보다도 뛰어난 미국에서의 ‘시즌 2’ 개막을 위해 철두철미하게 준비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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