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300% 뛴 'AI 테마 코인'…AI-블록체인 접점 확대[블록체인×AI]①
해시드 "블록체인, 공평한 AI 생태계에 도움"…올해는 AI-블록체인 결합 원년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12월부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간 상승률이 무려 1300%를 넘어선 코인이 있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BTC)의 연간 상승률이 80% 내외, 이더리움(ETH)이 40%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이러한 '대세'를 반영하듯 단숨에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30위권 안에 들어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AI(인공지능) 테마 코인' 인젝티브프로토콜(INJ) 코인 얘기다.
이른바 'AI 테마 코인'들의 약진이 매섭다. '챗 지피티(ChatGPT)' 등장 이후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AI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관련 프로젝트들이 여럿 등장한 영향이다. 인젝티브 프로토콜 역시 AI 기술을 블록체인 인프라에 통합,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들의 AI 기반 거래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에 유명 블록체인 기업 및 리서치 기관들도 올해 가상자산 시장 트렌드로 'AI와 블록체인 간 결합'을 꼽고 있다. AI를 활용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더 늘어나고, 해당 프로젝트에서 기축통화로 쓰이는 가상자산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AI-블록체인, 어떻게 시너지 낼까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과 AI는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IBM은 블록체인과 AI의 결합 사례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데이터 진위 여부 증명 △블록체인 비즈니스 확장 △스마트콘트랙트와 AI 간 결합 등이다.
우선 AI 모델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데이터의 진위 여부다. 성능이 좋은 생성형 AI라도 잘못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할 경우 그 결과물도 잘못될 수 있다. 이미 AI가 만든 '가짜 콘텐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블록체인 상 기록으로 데이터의 투명성이 입증되면 AI 모델의 신뢰도도 크게 향상된다. IBM은 "블록체인의 디지털 기록이 AI에 활용되는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입증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AI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즉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는 AI가 도움이 된다. IBM은 "AI는 데이터를 빠르고 포괄적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어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에 새로운 수준의 지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인젝티브 프로토콜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AI를 적용시킴으로써 인젝티브 프로토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파이 서비스에서 AI 기반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상 스마트콘트랙트에 AI를 적용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마트콘트랙트란 미리 설정해둔 조건이 성립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스마트콘트랙트에 AI 모델을 내장하면 유효기간이 만료된 제품을 리콜하고, 재주문하고, 결제하는 등의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올해는 'AI-블록체인 결합 원년'…전망 잇따라
이처럼 AI와 블록체인이 상호 보완적 기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올해는 두 기술의 결합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는 2024년 해시드의 투자 전략을 제시하며 AI와 블록체인 간 접점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해시드는 "블록체인 기술이 공평하고 포괄적인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AI와 블록체인이 시너지를 이룰 경우, 블록체인 상 스마트콘트랙트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오픈소스' 네트워크가 더욱 탈중앙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 스티브 영 킴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이사는 지난 30일 '바이낸스 라운드테이블'에서 2024년 시장 전망 중 하나로 AI와 블록체인 기술 간 결합을 꼽았다.
그는 "2023년 오픈AI의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AI와 크립토(가상자산)의 협업이 중요한 이슈가 됐다"며 "웹3 생태계에 AI를 통합하면 많은 활용사례(유즈케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AI의 기반인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분산형 스토리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들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지난달 30일 AI와 블록체인 기술 간 시너지에 대한 글을 올렸다.
부테린은 "블록체인 기술의 탈중앙화는 AI의 중앙 집중화를 막을 수 있다. 또 AI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데,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추적하는 데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상용화된 서비스는 딱히 없었다. 다만 최근 3년 동안 더 강력한 AI와 블록체인 확장성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될 분야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미 '봇' 형태로 AI를 활용하고 있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분야를 들었다. 지갑 필터링이나 디앱 필터링 같은 가상자산 분야 정보 보안에도 AI가 적극 활용될 것으로 봤다.
이에 더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거버넌스가 AI 생태계도 더욱 탈중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를 비롯한 소수의 기업이 AI 생태계를 좌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임건우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강력한 AI 내러티브가 형성되고, 관련 분야가 흥행할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AI 간 결합은 '검열 불가능한' AI를 탄생시켜 중앙기관이 막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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