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집어삼킨 산불에 인명피해 속출…사망·실종 최소 250여 명

박일중 2024. 2. 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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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 반대편 나라 남미 칠레에서는 지금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형 산불이 일어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마가 인구 밀집 지역까지 덮치면서 60여 명이 숨지고 2백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 비상사태도 선포됐습니다.

뉴욕 박일중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언덕에서 솟아오른 검붉은 연기가 주택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도로를 막고 소방헬기를 띄워 진화에 나서보지만, 거센 불길 앞에선 역부족입니다.

현지 시각 2일, 남미 칠레 수도 산티아고 서쪽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고 시속 60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을 타고 밤새 인구 밀집 지역까지 집어삼켰습니다.

칠레 당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도 동원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정말 빨랐어요. 식물원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우리를 둘러쌌어요. 불덩어리들이 날아다녔어요."]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폐허가 됐습니다.

앙상한 뼈대만 남은 버스들은 불길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불길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아 사상자 규모가 커졌습니다.

[로드리게스/자원봉사자 : "여기 한 구역에서만 어린이와 어른, 여성과 동물 등 12~14구의 시신과 사체를 발견했어요."]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불길에 60여 명이 숨졌고, 2백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주택 수천 채가 피해를 봤습니다.

수십 곳의 산불이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30여 개 도시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조금 떨어진 4개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칠레 당국은 일부 산불이 방화나 실화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뜨겁고 건조한 날씨를 불러온 엘니뇨 현상을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주칠레 한국 대사관은 긴급 공지를 통해 해당 지역에 방문을 삼살 것을 교민과 관광객에게 당부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오지민 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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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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