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18] 왜 탁구에서 ‘아마추어’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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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탁구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아마추어'라는 말을 썼다.
동아일보 1934년 12월12일자 '총독부탁구선수권대회(總督府卓球選手權大會)' 기사는 '선수리그전에서 조명환군(趙明煥君)이 우승하얏고 아마추어에는 전중준부군(田中俊夫君)이 우승하엿다'고 전했다.
탁구 부문 최고 권위 대회인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아마추어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건 부산 대회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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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는 영어로 ‘amateur’라고 쓴다. 이 말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 프랑스어 ‘amateur’에서 차용했다. 스펠링도 프랑스어와 똑같다. 라틴어 ‘amatorem’이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 ‘ameour’이 변형된 말이다. ‘amateur’의 접두사 ‘ama’는 잡는다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접미사 ‘eur’은 명사형을 만드는 의미로 쓰인다. (본 코너 923회 ‘테니스에서 왜 ‘아마추어’라고 말할까‘ 참조)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서는 세계탁구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생활체육탁구대회가 함께 열린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주최하고 대한탁구협회와 조직위의 공동주관으로 ‘BNK부산은행 국제탁구연맹회장컵 코리아 마스터즈 탁구선수권대회’(마스터즈)가 17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다.
탁구 부문 최고 권위 대회인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아마추어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건 부산 대회가 최초다. 전국적으로 매년 수많은 아마추어 대회가 열리지만, 이번 마스터즈 대회의 경우 세계탁구선수권처럼 ITTF가 직접 주최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위상을 지녔다. 대회 명칭에서 보듯 마스터즈 입상자에겐 페트라 쇠링 ITTF 회장상이 수여된다. 금·은·동메달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근대 유럽 스포츠에서 아마추어는 돈 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말했다. 그 시절, 하층민은 취미 생활을 할 여유가 없었다. 대부분 귀족이나 신사 등 이른바 상류층들만이 아마추어로 자신의 취미를 즐길 수 있었다. 아마추어와 반의어인 프로는 반대로 아마추어의 비위를 맞춰가며 돈벌이를 하는 하류층이나 몰락귀족들을 지칭했다. 현대와는 위상이 정반대였던 것이다. 당시 상류층은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가 보장되는 유한계급으로 프로 뺨치는 실력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20세기 초 대중메체의 등장으로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되었고 스포츠는 전문 스포츠인, 즉 프로가 주도하는 세계가 되었다. 거금이 오가는 판에서 선수들은 더욱 필사적이었고 기량 역시 아마추어를 아득히 능가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은 초창기에 아마추어적 가치를 매우 중시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 아마추어 헌장을 올림픽에서 삭제했다. 오늘날 '즐기기 위한 스포츠'라는 의미의 아마추어리즘은 현재 조기 축구회, 사회인 야구단 등에서 사뭇 다른 모습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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