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권형ETF 수익률 1위’ 신한운용 안상훈 실장 “액티브 운용 비결은...”

문수빈 기자 2024. 2.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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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채권형, 지난해 수익률 8.46%… 업계 1위
높은 안정성·금리 두 마리 토끼 잡는 게 목표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만 다를 뿐 연내 미국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확실시되면서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금리가 내리면 통상 채권의 가격은 오른다. 국고채를 주로 담는 채권형이라고 해도 자산운용사마다 운용 노하우가 다르다. 특히 액티브형은 패시브와 달리 운용역의 재량이 크고, 여기서 수익률이 차이 난다.

신한자산운용은 채권에 강한 하우스다. 채권형 ETF 역시 신한자산운용의 ‘SOL’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국고채와 회사채를 함께 담은 종합채권ETF를 내놓은 지 1년이 지난 회사는 총 네 군데인데, 이중 신한자산운용의 ‘SOL종합채권액티브’의 지난해 수익률은 8.46%였다. 4개 운용사 중 1위다. 신한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운용을 담당하는 안상훈 채권운용실장을 만나봤다.

안상훈 신한자산운용 채권운용실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건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신한자산운용 제공

─현재 운용하고 있는 채권형 ETF를 소개해달라.

“크게는 종합채권형과 국고채 만기별로 3·10·30년, 만기매칭형 등 3가지다. 종합채권과 국고채 ETF는 (채권의) 듀레이션(만기)이 계속 유지되면서 굴러가는 상품이다. (시간이 흘러) ETF 안에 담은 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면 신규 채권을 넣어 유지하는 식이다.

만기채권형은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 펀드가 소멸된다. 이 외에 초단기채권도 있다. 이 상품은 만기 3개월 이내의 채권과 기업어음(CP)을 위주로 운용한다.”

─채권형 ETF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채권형 ETF는 주식형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적다. 주식형은 하루에 많게는 5%까지 움직이는데 채권형은 그렇지 않다. 이건 채권형 ETF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꾸준히 투자하면 채권 자산은 이자가 쌓인다. 정기 예금보다 수익이 낫다.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 정도다. 하지만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3.8%다.”

─운용하고 있는 채권의 종류가 다양하다. 각 채권에 적합한 투자자가 있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국고채 ETF의 디자인 자체는 기관을 위한 것이다. 국고채는 거래 단위가 주로 100억원이다. 그렇다 보니 이를 못 사는 기관 투자자가 있었다. (채권형 ETF는) 이걸 타겟팅해 디자인된 거다.

하지만 생각보다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았다. 금리가 최근에 많이 올랐으니 향후엔 빠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최근에 (시장) 금리가 살짝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고 금리가 현재보다 더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장기 채권형 투자를 추천한다.

초단기채권형은 다른 채권형 ETF보다 금리가 꽤 잘 나온다. 크레딧(회사채·여전채·캐피탈채)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고채 3년 금리는 대략 3.3%다. 회사채 AA- 금리가 4% 언저리다. 3개월 이내 채권 ETF는 만기보장수익률(YTM)이 4.3%다. 단기자금을 파킹하기에 좋은 상품이다.”

─채권형 ETF에 투자하기 위해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국고03625-5309(23-7)’ 등 종목명에 숫자가 가득해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힘들다.

“국고 다음에 나오는 숫자는 쿠폰 금리, 즉 이자율을 뜻한다. 위의 예에서 03625는 금리가 연 3.625%라는 뜻이다. 그 뒤에 나오는 숫자는 만기일이다. 5309는 2053년 9월이 만기일이라는 것이다. 뒤에 있는 괄호 안에 있는 숫자는 2023년에 7번째로 발행된 국채라는 걸 뜻한다.

ETF 구성 종목 중에 ‘국고채이자’라는 종목도 따로 있다. 국고채를 발행하면 이자가 6개월마다 지급되는데 이 이자만 따로 떼어내서 유통한 것이다. ‘국고채이자03360-2509′가 있다면, 이자는 연 3.360%, 만기는 2025년 9월인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는 만기에 주목하면 된다. 국고채는 만기만 다르고 크레딧 퀄리티는 비슷하다. 국채라서 리스크가 거의 없는 채권이다. 통안채도 마찬가지다.

회사채는 보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SK텔레콤87-3′은 87회차에 발행된 채권이다. 뒤에 ‘3′은 SK텔레콤이 채권을 발행할 때 만기를 하나만 발행하는 게 아니라 3년, 5년, 7년 등 나눠서 발행할 수 있다. 87-1은 SK텔레콤이 87번째로 발행한 채권 중 만기가 가장 짧은 3년물이다. 87-3은 만기가 7년인 SK텔레콤 87회차 채권이란 뜻이다.”

─종합채권형은 액티브 ETF라서 액티브답게 회사채가 많을 줄 알았는데, 실제 구성 종목을 보니 국고채가 많았다. 액티브 ETF인데 회사채가 아닌 국고채 중심인 이유는 무엇인가.

“전체 채권 중 국고채의 잔액은 50% 이상이다. 특수채와 통안채가 20%, 은행채가 11~12%이다. 크레딧 채권은 18% 정도다. 그렇다 보니 종합채권형 ETF도 국고채가 많다.

코스피200 ETF를 예로 들면, 패시브 ETF는 코스피200을 그냥 복제한다. 하지만 액티브 ETF는 코스피200을 70~80%만 넣고, (추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에지(Edge) 종목을 넣는다.

저희 종합채권형 액티브 ETF도 마찬가지다. 전체 채권 시장 내에서 크레딧 채권의 비중은 18% 정도고, 향후 크레딧 채권의 전망이 괜찮으면 저희는 (ETF 안에) 그 비중을 25~30% 가져가는 식으로 에지를 준다.”

─ETF 안에 담을 크레딧 채권을 선정하는 기준이 뭔가.

“회사채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ETF를 60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면, 회사채 비중을 많이 가져간다고 했을 때 그 규모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다. 그렇게 따지면 20종목이 채 안 된다. 20종목으로 나머지를 트레킹해야 한다. 실제로 발행되는 회사채 종목은 200~300개다. 그렇다보니 채권형 ETF는 주식형보다 대표성이 희박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저희는 크레딧 종목 중에서도 저평가된 종목, 캐리(금리)가 높은 종목을 선호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신용 위험이 가중된 종목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최근 태영건설 이슈로 롯데 계열사들의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추세다. 이럴 땐 (이같은) 종목은 최대한 배제한다. 정리하자면 저희가 판단할 때 안정적인 종목 중 상대적으로 절대 금리가 높은 크레딧 채권을 추구하는 거다.”

─특별히 선호하는 채권이 있나.

“없다. 채권형 ETF에 투자하는 고객의 성향은 안정성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수익률 0.1% 때문에 펀드를 바꾸지 않는다. 주식은 성과가 1, 2% 차이 나는 경우도 있어서 (수익률이) 중요한 요소인데, 채권은 (운용사 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가 0.1% 안에서 왔다 갔다 한다.

기관도 그렇지만 개인 투자자 역시 채권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기대한다. 저희는 그 원칙에 가장 충실하게 투자하려고 한다. 너무 위험한 종목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않는다. 최근 대표적인 (위험한) 채권은 태영건설을 비롯한 건설채다.

여기에 투자한 곳들도 있었지만 불확실한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건 저희 채권형 ETF엔 맞지 않다. 위험을 추구하려면 주식에 투자하는 게 조금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주어진 리스크만큼의 리턴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상품에 투자하는 건 메리트가 없다.

과도한 리스크 지면서 금리 많이 받는 것보단 적정한 안정성 유지하면서도 금리가 높은 종목들을 골라내는 게 최적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2022년 하반기엔 강원도의 보증채무 미이행으로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됐었는데, 이때는 사안을 어떻게 풀어나갔나.

“당시 시장에선 크레딧 채권이 배제됐었다. 당시 저희는 안정적인 채권 위주로, 신용등급이 AA0 이상인 빅네임들 위주로 크레딧 채권 비중을 높였다. 그때 사놓은 채권 덕에 지난해 저희 채권형 ETF가 타사 대비 성과가 좋았다.

올해 초 태영건설 이슈로 크레딧 채권이 배제됐을 때는 SK렌터카와 HD현대중공업 등 괜찮은 종목 위주로 사서 모았다. 해당 종목들은 산업 전망이 괜찮은 데다가 안정성과 금리가 높다고 판단했다. 저희는 이렇게 시점에 맞춰 투자하고 있다.”

─채권형 ETF를 운용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점은 무엇인가.

“보통의 경우에 채권 자산은 만기가 있고, 상환된다는 걸 전제로 해서 가격이 확 떨어지는 리스크는 없다. 채권은 금리 변동 리스크와 디폴트 리스크가 있다. 후자가 조금 더 중요하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을 보면 (회사가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일부는 주식, 일부는 채권으로 남았다. 이렇게 되면 언제 채권을 회수할지 불투명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희 회사는 원금 회수에 주안점을 둔다.”

─향후 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미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현재 레벨보다는 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정책 금리를 연중 2~3회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빠르면 5월 늦어도 7월부터는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기는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투자 적기로 꼽힌다.

반대로 금리가 반등하는 시기엔 채권 가격이 빠지지만, ‘그래서 투자하지 않는 게 좋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만기매칭형의 경우 금리의 움직임에 관계 없이 상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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