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시간 배려 받은 자밀 워니, 그럼에도...

손동환 2024. 2.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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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밀 워니(199cm, C)가 또 한 번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서울 SK는 지난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80-92로 졌다. 시즌 첫 5연패. 23승 15패로 2위 수원 KT(24승 13패)와 1.5게임 차로 벌어졌다.

SK의 2022~2023시즌은 꽤 험난했다. 먼저 2021~2022시즌과 달리 많은 인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안영준(195cm, F)과 최준용(200cm, F) 등 주축 포워드 자원이 빠졌다는 게 SK한테는 큰 아픔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6라운드 9경기와 6강 플레이오프 3경기, 4강 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이겼다. 챔피언 결정전 5차전까지 3승 2패. 우승에 한 걸음만 남겨뒀다.

챔피언 결정전 6차전도 잘 싸웠다. 특히, 3쿼터에 승기를 잡았다. SK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3-2 변형 지역방어가 먹혔고, SK는 3쿼터 한때 15점 차까지 앞섰다.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듯했다.

그러나 SK는 4쿼터에 확 흔들렸다. 대릴 먼로(196cm, F)의 세컨드 찬스 포인트와 변준형(185cm, G)-오세근(199cm, C)의 3점슛을 막지 못했다. 4쿼터 시작 후 7분 동안 4-22로 밀렸고, 안양 KGC인삼공사(현 안양 정관장)를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비록 졌지만, 팬들의 박수를 받을 만했다.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 워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워니는 2023~2024시즌에도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덕분에, SK는 12연승을 질주할 수 있었다. 12연승을 질주한 SK는 2위권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워니는 힘싸움에 능한 게이지 프림(205cm, C)과 외곽 플레이에 능한 케베 알루마(206cm, F) 모두 상대해야 한다.

그렇지만 워니는 하루 전 KT와 경기에서 1초도 쉬지 못했다.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했다. 체력 부담이 컸다. 그런 이유로,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리온 윌리엄스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신 투입된 리온은 프림만큼의 에너지와 힘을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온은 활동량으로 프림과 맞섰다. 의도는 하나였다. 출전 시간 동안 프림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리온이 출전 시간 동안 잘 버텨줬고, SK도 25-22로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2쿼터 시작 1분 33초 만에 25-26으로 밀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첫 타임 아웃을 요청했고, 워니는 그 후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코트에 투입된 워니는 알루마와 맞섰다. 힘에서는 알루마보다 우위. 자신의 힘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동시에, 조그만한 공간만 보이면, 플로터나 골밑 득점 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속공에도 적극 가담했다. 힘을 비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최부경(200cm, F)을 보는 시야까지. 그 결과, 2쿼터에만 8점 2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또, SK를 43-42로 앞서게 했다.

워니는 3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SK와 워니는 최상의 결과를 냈다. 3쿼터 시작 2분 44초 만에 두 자리 점수 차(54-44)로 달아났다. 사이클에 앉아있던 워니는 조용하게 환호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휴식을 취한 워니는 3쿼터 종료 3분 18초 전 코트로 나왔다. 하지만 프림의 전투력과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했다. 프림에게 연속 실점. 57-44까지 앞섰던 SK 또한 3쿼터 종료 1분 51초 전 57-54로 쫓겼다.

SK와 워니 모두 4쿼터에는 더 큰 위기와 마주했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알루마에게 고전했기 때문. 구체적으로 말하면, 알루마 그리고 알루마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막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SK는 4쿼터 시작 2분 56초 만에 64-63으로 쫓겼다. 위기를 느낀 전희철 SK 감독은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워니가 그때부터 움직였다. 자신에게 수비를 모은 후, 림 밑에 있는 최부경에게 패스. 달아나는 득점을 도왔다. 수비와 조금 간격을 벌린 후에는 백 다운에 이은 오른손 훅슛. SK를 71-65로 앞서게 했다.

워니는 승부처에서도 침착했다. 자신에게 오는 협력수비를 또 한 번 역이용. 림 밑에 있던 최부경에게 볼을 줬다. 최부경이 리버스 레이업. 그래서 SK는 4쿼터 종료 1분 22초 전에도 75-71로 앞섰다.

SK는 마지막을 꽤 잘 보냈다. 4쿼터 종료 5초 전에도 79-76으로 앞섰다. 그러나 SK에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이 일어났다. 4쿼터 종료 부저와 동시에, 장재석(202cm, C)에게 동점 3점을 맞은 것. 이겼다고 생각한 SK는 연장전으로 가야 했다.

선수들의 힘이 축 빠졌다. 게다가 하루 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T와 경기를 치렀기에, 선수들의 힘은 더 빠졌다. 워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날 풀 타임 출전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워니는 결국 현대모비스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씁쓸한 표정으로 코트를 빠져나가야 했다. 워니의 기록 역시 워니 기준에서는 초라했다. 22분 18초 출전에, 11점 4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에 1개의 블록슛이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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