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사망사고 2년③]법정 서는 책임자들…삼표, 대형 로펌 선임

사고 발생 2년 1개월 만에 열리는 첫 정식 재판
정 회장 두고 경영책임자 판단 여부 등 법리 다툼 예상
약식기소된 현장 관계자 4명, 정식 재판 전환
검찰 "책임 상응하는 선고 위해 엄정하게 공소 유지하겠다"

[양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삼표산업이 운영하는 양주시 채석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로 작업자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등 책임자들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이 사고 발생 2년 1개월 만에 열린다.

정 회장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하면서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고되고 있어 향후 재판부의 판단 여부에 관심이다.

5일 의정부지법 등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회장과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를 받는 삼표산업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이 오는 27일 진행된다.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 정서현 판사는 지난해 10월 24일과 12월 22일 두 차례 공판 준비기일을 열고 피고인 등의 입장 확인과 재판 절차 등에 대해 논의를 마쳤다.

피고인 변호인들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을 심의 과정에서 분리해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입장 차를 보였다.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부분은 정도원 피고인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 변호인들과 검찰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을 비롯해 피고인들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해 재판에 임한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정 회장에 대한 경영책임자 판단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한 ‘책임자’로 정의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법리적 해석이 불분명하다는 취지의 변론 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면밀한 증거수집과 법리 검토 결과 안전보건 업무에 관한 실질적·최종적 권한을 행사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는 그룹 회장임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이어 "실질적 권한을 행사한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다 충실하게 보호하려는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2년 만에 솜방망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현장의 안전 조치를 강화해 사고를 줄이고 만약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취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그동안 대표이사가 실형을 받은 경우는 법 최저형인 1년 징역형, 1건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 1호로 기록된 정 회장 등에 대한 1심 재판부 판단 여부가 관심인 이유다.

첫 정식 재판을 앞둔 삼표그룹 측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 대해 책임에 상응하는 형의 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엄정하게 공소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 등 기소된 이들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선고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 등과 달리 검찰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약식기소한 현장 실무자 4명에 대한 재판은 정식 재판으로 전환됐지만 재판기일 등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at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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