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SD 사령탑 머릿속 '마무리 고우석'은 없었다…결국 증명해야 한다, 더 중요해진 스프링캠프 경쟁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크 쉴트 감독이 그리는 그림에 '마무리' 고우석에 대한 구상은 없는 것일까. '클로저' 후보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고우석에 대한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마이크 쉴트 감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령탑은 '특급마무리' 조쉬 헤이더의 이탈로 생긴 마무리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고우석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샌디에이고는 2022-2023년 겨울 매우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당시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이끄는 뉴욕 메츠의 '광폭행보'로 인해 큰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샌디에이고는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잰더 보가츠를 영입한데 이어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와 '미·일 통산 196승'의 다르빗슈 유,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연장계약을 맺는 등 핵심 전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냈다.
당시 샌디에이고가 전력 보강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 것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샌디에이고의 재정이 그리 탄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중 선수들의 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669억원)을 급하게 대출받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영향을 미쳤다.
샌디에이고는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는 후안 소토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고, 뉴욕 양키스와 카드를 맞춘 끝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출루머신'과 결별하게 됐다. 그리고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을 비롯해 '특급마무리' 조쉬 헤이더,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 닉 마르티네즈, 팀 힐 등 핵심 전력들이 팀을 떠나는 상황을 그저 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아직 스넬의 경우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으나, 샌디에이고로 복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전력 보강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샌디에이고는 크지 않은 금액으로 가장 급한 불펜진부터 정비를 해 나갔다. 샌디에이고는 FA 자격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마쓰이 유키를 5년 2800만 달러(약 375억원)의 계약을 통해 영입하면서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의 포스팅이 마감되기 직전 2년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메이저리그 통산 60홀드 13세이브를 기록 중인 완디 페랄타를 4년 1650만 달러(약 221억원)에 데려왔다. 고우석과 마쓰이의 경우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만큼 '긁지 않은 복권'에 가깝지만, 일단 샌디에이고는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그렇다면 2024시즌 샌디에이고의 마무리는 누가 될까. 당초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에 입성했을 당시, 고우석과 마쓰이, 로버트 수아레즈가 뒷문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페랄타를 품에 안은 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마이크 쉴트 감독은 마무리에 대한 질문에 고우석에 대한 질문은 쏙 빼놓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에 따르면 쉴트 감독은 '누가 마무리를 맡나?'라는 질문에 "좋은 소식은 우리에게 엄청난 후보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분명 로버트 수아레즈는 그 역할을 해왔고,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능력과 정신력을 갖고 있다. 마쓰이 유키는 일본에서 수년간 마무리 역할을 해왔고, 우리는 몇 년 동안 레버리지(위기)가 높은 상황에서 투구한 완디 페랄타를 영입했다"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쉴트 감독은 "나는 명확한 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날에 따라, 매치업에 따라 누구든지 마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마무리 경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평가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최고의 불펜은 여러 상황에서 투구를 할 수 있는 여러 선수가 있을 때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한 명의 마무리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 복수 언론도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에 입성했을 당시 마쓰이와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던 만큼 쉴트 감독이 고우석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것을 주목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주목할 점으로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이적한 고우석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며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수호신(마무리) 후보에 들지 못한 것은 놀라움을 자아냈다"고 짚었다.
마쓰이를 비롯해 수아레즈와 페랄타까지 마무리 후보들과 달리 고우석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상황이지만 낙담하기는 이르다. 일단 쉴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후보들의 모습을 지켜본 후 보직을 정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까닭. 여러명의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할지, 한 명의 선수로 고정 마무리 체제를 보여주게 될지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고우석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 된다. 과연 고우석이 스프링캠프 경쟁을 통해 샌디에이고의 뒷문을 담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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