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웽" 꿀벌, 돈 된다?…멸종 대비 'B플랜' 은행이 나선 이유
[편집자주] 금융산업이 'B(biodiversity)'에 빠졌다. 전례없는 멸종속도에 꿀벌(Bee)을 키우는 것이 금융산업의 종속과 연결되는 세상이다. 인류 생존과 번영의 필수인 생물다양성(자연자본)의 손실은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은행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2030년까지 연간 2조7000억달러(3660조원)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본다. 금융사들의 다양한 'B플랜'을 알아봤다.
기후위기 속 종(種)의 소멸이 산업 생태계를 넘어 자본시장의 위협 요소로 떠올랐다.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이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다양성을 지키지 못하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주요 금융회사는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TNFD(자연관련재무정보공개협의체)는 46개국 320개 기관이 참여한 'TNFD 얼리 어댑터'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IBK기업은행, 한화생명, SK증권 등 금융회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향후 2년 내 TNFD의 권고안을 기반으로 자연자본 관련 공시를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참여기관에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피델리티자산운용 등 금융기관 106곳이 참여한다. 공시를 약속한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자산만 14조달러에 이른다.
TNFD는 자연 자본의 중요성이 커지자 UNEP FI(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UNDP(유엔개발계획), WWF(세계자연기금) 등 국제기구 주도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다. TNFD 포럼에는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국내 주요금융그룹이 활동 중이다. TNFD는 생물다양성과 자연 자본에 관련 정보공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9월 '자연 관련 리스크 관리 및 공시' 권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말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ESG 공시기준 번역본에도 생물다양성이 20여회나 언급된다. 최근 미국, 유럽을 비롯한 영국, 일본,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의 의무공시가 논의되고 있어 다수의 국가가 이번에 확정된 ISSB 기준을 참조하거나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기업 평가에도 활용되는 셈이다. 자연자본은 사회에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연자원을 의미한다. 자연자본의 핵심은 생물의 다양성이다. 자연자본을 소비하면서 발생하는 자연손실(파괴, 고갈)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는 중이다. 202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주요 글로벌 리스크에서 3위가 생물다양성 손실, 4위가 자연자본 위기가 차지했다.
주요 금융회사의 관심은 기후변화에서 자연자본과 생물 다양성으로 확대 중이다. 김종대 인하대 교수는 "생물다양성의 본질은 자연으로 생물다양성을 보전한다는 것은 우리가 파괴한 자연의 가치를 지키자는 것"이라며 "기후 변화 대응에 가장 중요한 게 자연의 가치와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멸종 위기는 이미 우리 가까이 있다. WWF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야생동물의 개체군의 규모가 1970년대 대비 평균 69% 감소했다. 추가로 전체 동식물 종(810만종) 12%에 달하는 100만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 국내에서도 기상청이 봄이 오는 지표로 삼은 제비가 2007년 이후 서울에서 관측되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는 '리스크관리'와 '수익 확대' 측면에서 생물다양성에 접근 중이다.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서 기업의 수익 감소와 자산 가치 하락이 우려되고, 자연재해 증가에 따른 리스크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ECB(유럽중앙은행)가 조사한 결과 4조2000억유로 규모의 기업 대출을 차지하는 420만개 이상 개별 기업 중 75%가 생태계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물다양성을 보존 사업을 통해서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관련 상품을 만드는 방식 등이 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하는 솔루션 제공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UBS는 생태계 회복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소비자의 책임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주요금융그룹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KB금융은 'K-Bee 프로젝트'와 'KB 바다숲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신한금융은 환경영향 평가 단계에서 생물다양성 위험을 모니터링 중이다. 하나금융은 환경경영 정책에 생물다양성 보호를 항목으로 넣었다. 우리금융은 2022년 8월 생물다양성회계금융파트너십(PBAF)에 아시아 최초로 가입했다.
김 교수는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조치를 하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기에 금융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공적자금만으로는 부족하고, 민간 금융시장에서도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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