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ELS 시장…증권가도 '긴장'

이주미 2024. 2.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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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현실화에 국내 은행들이 잇따라 판매 금지를 선언하면서 ELS 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이 ELS 판매를 계속 중단하게 된다면 증권사들은 ELS 발행 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다만 홍콩 ELS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고 있어 이미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 발행 규모가 크게 감소하진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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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현실화에 국내 은행들이 잇따라 판매 금지를 선언하면서 ELS 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핵심 판매처였던 은행이 사라지면서 증권사의 ELS 발행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불완전 판매가 문제로 떠오른 만큼 증권가는 내부 통제 강화를 모색하는 등 한층 긴장한 분위기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은 62조8297억원으로 집계됐다. ELS 발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9년(99조9011억원)에 비해 4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ELS는 종목이나 주가지수 등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발행된 당시 정해진 기간에서 기준점 이하로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자는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챙겨 상환 받을 수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ELS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주목 받으며 활황을 보였다.

하지만 고금리 등에 ELS의 장점이 줄어들고, ELS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가 위축되자 발행 규모가 점차 감소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국내 은행 4곳이 ELS 판매를 중단하면서 증권사들의 발행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이 ELS의 주요 판매 창구였던 만큼 시장 위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LS 상품은 발행사인 증권사가 은행의 요구를 받고 제작하는 비중이 높다. 증권사는 ELS를 발행해 모인 자금을 채권 등에 재투자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이 ELS 판매를 계속 중단하게 된다면 증권사들은 ELS 발행 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다만 홍콩 ELS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고 있어 이미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 발행 규모가 크게 감소하진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에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은행권에 주로 공급했던 증권사들은 판매 창구가 사라진 것이니 발행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에게 직접 ELS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재차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이번 홍콩 ELS 사태에서 은행의 불완전 판매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내부적으로 재정비를 하고 있다.

한 중형급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홍콩 ELS가 크게 손실이 났었던 지난 2016년을 계기로 ELS 발행을 크게 줄이고, 내부 통제를 강화했었다"며 "이번 사태로 ELS의 위험성에 다시금 인식하면서 예측이 불가능한 손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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