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뇌관 김경율 불출마... 한동훈 공천 장악 부담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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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을 촉발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모양새만 놓고 보면 그를 서울 마포을에 출마시키려던 한 위원장이 일단 밀렸다.
이에 더해 한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그를 서울 마포을 출마예정자로 띄우며 '사천(私薦) 논란'을 키웠다.
비대위원 자격으로 총선에 출마할 경우 '공정성' 시비는 물론 대통령실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돼 다시 양측의 갈등에 불을 붙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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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을 촉발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모양새만 놓고 보면 그를 서울 마포을에 출마시키려던 한 위원장이 일단 밀렸다. 하지만 공격당할 빌미를 없앤 한 위원장이 총선 공천을 장악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 위원장의 입으로 통하는 김 위원은 비대위 활동을 계속한다.
"총선 승리 위한 결심" 불출마 선언...거취 논란 의식?
김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 마포구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대위원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 마감한 지역구 공천을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그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고(1월 23일) 비공개 오찬 회동(1월 29일)을 거치며 '화해 모드'가 완연했지만 김 위원의 거취 문제는 언제든 되살아날 불씨로 남아있었다. 김 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사과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당사자다. 이후 한 위원장 사퇴 요구로 번지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더해 한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그를 서울 마포을 출마예정자로 띄우며 '사천(私薦) 논란'을 키웠다. '김 위원 퇴진 없이는 대통령실과 당의 접점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이에 당내에서는 김 위원이 사퇴나 총선 불출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비대위원 자격으로 총선에 출마할 경우 '공정성' 시비는 물론 대통령실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돼 다시 양측의 갈등에 불을 붙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만 출마 뜻을 접으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이자 당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MBN에 나와 김 위원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며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 봐 대승적 결단을 내리신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스피커' 역할 지속하면서 지도부 힘 싣기...리더십 타격 불가피
당내에서는 김 위원이 출마 대신 '한동훈 비대위' 잔류를 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사천 논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어낸 만큼 향후 공천 작업을 주도할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이 한 위원장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사실상 행동대장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작은 리스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한동훈 스피커' 역할을 계속하면서 한 위원장이 윤희숙 전 의원 등 다른 공천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한 위원장의 리더십에 일정 부분 타격은 불가피해보인다. "당(黨)은 당의 일을, 정(政)은 정의 일을 한다"며 수직적 당정관계를 탈피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지만, 결과적으로 접점을 찾은 격이 되면서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김 위원의 결정이 사전조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소신에 따라 책임감 있게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갈등 봉합 측면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그런 차원의 문제와는 결을 달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공천 기준에 의하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아도 (김 비대위원의) 우선추천이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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