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도 안되는데 “택시업계 위협한다”...‘우티 블랙’ 또 좌절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합작한 ‘우티’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좌초됐습니다. 우티는 작년 12월 초부터 고급 세단과 전문 수행 기사를 활용한 ‘블랙’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나 의전이 필요한 기업 고객을 노리겠다는 취지였죠.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절반이 외국인이었고, 결제 수단의 70% 안팎이 법인카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택시업계에서 “일반인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자, 1월 말로 시범 서비스를 접은 겁니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타다 금지법’의 그림자가 업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2021년 정부는 타다를 퇴출하면서 플랫폼 기반 운송 서비스의 종류를 나눠 규제 범위를 정했습니다. 택시업계의 반발을 줄이면서 활성화 대책을 펼쳐 ‘제2의 타다’를 키우겠다는 것이었죠. 과거 타다나 우버처럼 택시 면허 없이도 서비스할 수 있는 ‘타입1′이 이때 등장했습니다. 대신 매출의 5%를 택시 기금으로 내야 하고 마음대로 운행 대수를 늘릴 수도 없는 제약을 뒀습니다. 택시업계와 플랫폼의 오랜 다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 타입1인 셈이죠. 우티 블랙도 타입1인 레인포컴퍼니와 협업한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타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타입1도 “택시업계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고사 직전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우티 블랙에 투입된 차량은 10대도 안 되고, 타입1 차량 대수를 다 합해도 520대에 그칩니다. 택시업계에 위협을 끼치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운송비도 일반 택시의 두 배 이상이라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택시업계는 국토교통부와 우티에 릴레이 전화를 넣으면서 블랙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권오상 레인포컴퍼니 대표는 “정부가 주도해 만들어진 사업인데, 무조건 적대시하니 당혹스럽다”고 했습니다. 고심 끝에 만들어진 ‘제2의 타다’가 사라지면 과연 제3, 제4의 타다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도 업계 반발로 유사한 사업이 무산됐다고 합니다.이러다 한국에서는 모빌리티 혁신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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