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탈당파 공동 창당… 조응천·이원욱은 빠졌다

원선우 기자 2024. 2. 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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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창당대회에서 이낙연(오른쪽)·김종민 공동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종민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했던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공동 창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비명계 현역(김종민·조응천·이원욱)의 미래대연합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당 공동 창당식을 열었다. 당명은 새로운미래(약칭 새미래)로 하고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를 두기로 했다. 그러자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이에 반발, 합류를 거부했다.

두 의원은 이날 행사 30분 전 당직자들에게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불참했다. 이어 창당식 도중 입장문을 내고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행사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이낙연 대표는 “두분 다 오는 걸로 보고받았고 아침에도 통화했다”고 했고, 박원석 전 의원은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와 비명계 3인방은 지난달 민주당 탈당 이후 통합 주도권을 놓고 계속 대립했다. 전날에도 양측에서 “통합 결렬” “따로 간다”는 말이 나왔다. 언론에서 ‘통합 무산’ 보도가 이어지자 김종민 대표와 박원석·신경민 전 의원이 모여 갈등을 일시 봉합했지만 결국 창당 당일 현역 3명 중 2명이 이탈한 것이다.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입장문에서 원칙에 맞지 않는 통합이라며 강령·당헌 등의 일방적 의결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 결국 신당의 공천권이 달린 당권 문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비명계는 이낙연 대표가 총선에 출마한다거나 신당 대표를 맡는 등 전면에 나서는 데 반대했다. 신당 기호 순서나 선관위 보조금 기준이 현역 의원 숫자에 달려 있는데 ‘이낙연 신당’만 주목받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고 한다. 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의 통합 논의에 이낙연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모습 역시 껄끄러워했다. 그런 탓에 양측은 지난달 28일 공동 창당을 결정할 때도 신당 지도부 구성 방안에 제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이낙연 대표 측은 그간 비명계의 ‘2선 후퇴’ 요구를 대체로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까지만 해도 신당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조응천 의원이 겸직하고, 이낙연 대표는 상임 고문 또는 일반 고문을 맡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대선 불출마 등까지 공언하라는 언급이 나오자 이 대표 지지층에서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불만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역시 최근 회의에서 “그럼 제가 빠질까요?”라고 하고, 비명계에서도 ‘이낙연 없이 현역만 가지고도 이준석과 협상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다고 한다.

이날 정치권에선 조응천·이원욱 의원이 조만간 개혁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양향자 의원이 있는 개혁신당에 두 의원이 합류하면 총 3석 원내 정당이다. 향후 민주당·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을 4명만 더 확보하면 기호 3번을 획득하며 제3 지대 통합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두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희 통합의 길은 장강의 앞물”이라며 “뒷물이 빠르게 흐르도록 물길을 트겠다. 그 길 위에 새로운미래도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창당 행사에서 “듣기에 따라 모욕적일 수 있지만 정책적인 세부 사항은 여러분(새미래)과 이재명 대표가 저보다 더 가까울 것” 이라며 “앞으로 무수히 있을 이견에 대해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턱대고 ‘합치면 이긴다’는 얘기에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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