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00m 라이벌 형제 ‘한국의 볼트’ 꿈 무럭무럭

백창훈 기자 2024. 2.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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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높이뛰기에선 우상혁(용인시청)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이렇듯 스포츠 종목마다 라이벌이 존재한다.

건호는 "선두 주자를 추월하고, 피니시 라인에 가장 먼저 도착할 때의 쾌감과 짜릿함이 좋다"며 "올해 안에 100m를 10초대, 200m는 22초대로 끊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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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스포츠 유망주 <3> 대신중 육상부 이영욱·건호

- 가속력 장점 동생 이건호 ‘1위’
- 연내 100m 10초대 진입 목표
- 이영욱은 스타트 빠른 실력자
- 서로 경쟁·의지하며 실력 쌓아
- 세계선수권·올림픽 제패 포부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높이뛰기에선 우상혁(용인시청)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이렇듯 스포츠 종목마다 라이벌이 존재한다. 세계에서 범위를 좁혀 한국 육상계에서도 피 튀기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물보다 진한 피를 공유하는 ‘러너 형제’ 이영욱(15)과 이건호(14·이상 대신중)가 주인공이다. 서로를 응원하는 형제이자 동료에서 때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 관계인 이들은 ‘한국의 우사인 볼트’를 꿈꾼다.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대신중학교 ‘러너 형제’인 이건호(왼쪽)와 이영욱이 스타트라인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백창훈 기자


‘한 살 차이’ 영욱이와 건호는 주 종목이 100·200m로 같다. 2017년 방과 후 활동으로 부산스포츠클럽을 함께 다니기 시작, 재능을 보여 같은 시기에 육상 선수로 전향했다. 운동 기간도 7년으로 동일하다. 영욱이와 건호는 “부산스포츠클럽 대표로 부산초중학교 육상 챌린지대회에 출전했는데, 성적이 좋았고 달리기도 적성에 맞아 육상 선수로 진로를 정했다”며 “힘든 순간마다 서로 의지하는 한편 어떨 땐 경쟁자로서 자극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운동 환경에서 함께 노력했다고 해서 기록도 같은 건 아니다. 현재로선 동생 건호가 한 발 앞서간다. 건호의 100m 기록은 11초 32, 200m는 23초 27이다. 동 나이대 전국 1위에 해당한다. 이런 실력을 토대로 지난해 열린 추계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100m, 전국꿈나무선수선발육상경기대회 100·200m에서 모두 우승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도 여섯 차례의 전국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건호는 “선두 주자를 추월하고, 피니시 라인에 가장 먼저 도착할 때의 쾌감과 짜릿함이 좋다”며 “올해 안에 100m를 10초대, 200m는 22초대로 끊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건호는 유연함과 타고난 발목 힘을 통해 후반 가속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졌다. 부드럽게 뛰면서도 지면을 미는 힘도 좋다. 대신중 육상부 오대중 코치는 “건호는 그야말로 달리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케이스다. 신체 조건도 170㎝, 57㎏로 육상 선수로서 알맞게 잘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형 영욱이도 또래에서 전국 10위 안에 드는 실력자다. 최고 기록은 100m 11초 67, 200m 24초 16이다. 지난해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춘계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100m 릴레이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영욱이는 빼어난 순발력을 토대로 빠른 스타트를 자랑한다. 운동 욕심이 많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의가 강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욱이는 “건호보다 형인데, 100m 기록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자존심이 상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지난해에는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기록이 더 안 좋아지는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건호와 영욱이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육상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사인 볼트 이후 처음으로 3관왕에 오른 노아 라일스(미국)를 닮고싶다는 건호는 “라일스 같은 육상 실력을 갖춰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세대 육상 최강자 크리스티안 콜먼(미국)을 존경하는 영욱이는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스타트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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