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우정 어린 친구, 신이 내린 선물

경기일보 2024. 2.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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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살아가는 데 참 정겹고 소중한 단어 하나, ‘친구’(親舊). 오래도록 가까이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함께 어울리며 친해져 사실상 반쯤 가족인 인간관계가 친구요 친구관계다.

친구관계는 또래로서 지나온 삶의 체험과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유영역이 넓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인간관계 중 가장 자유롭고 편안한 관계다. 그러나 관계를 맺고 푸는 것은 각자의 자유이기에, 친구관계는 쉽게 형성되지만 반대로 구속력이 적어 해체되기도 쉽다. 따라서 친구관계는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약화되고 파괴되기 쉬운 인간관계이기도 하다.

여러분에게 친구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 자신의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 친구가 많은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는 ‘친구’라는 단어를 너무 남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주변의 사람들,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곤 하지만, 그들이 꼭 친구일 수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우정’(友情∙ Friendship)이다. 우정은 친구 사이에 나누는 정신적 유대감을 이른다. 우정은 단순히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나 단순한 친구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친구 사이에 진심과 진실로 빚어지는 것이 우정이요, 그 우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 ‘진정한 친구관계’다.

물론 우정 어린 친구 사이에도 갈등과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친구라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진정한 우정을 위해서는 친구관계가 기본적으로 다 같으면서도 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편견과 차별이 아닌 ‘차이’다. 그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다. 각자의 개성과 특성이 다를 뿐이다. 이렇게 자기와 친구에 대한 바른 인식과 수용을 통해 자신과 친구를 깨달아 가야 한다. 그리고 그 차이를 넘어서는 인간적인 호감과 유대와 신뢰가 ‘진한 우정’으로 묶여지지 않겠는가.

친구와 불편 없이 친밀히 소통하는가? 친구와의 소통은 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때, 그리고 친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때 제대로 이뤄진다. 긍정적 자기개념으로 자신과 친구를 제대로 인정하며 사랑할 때 제대로 소통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서 진정한 우정이, 진정한 친구관계가 성립되지 않겠는가.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다고 한다. 또 신은 모두를 치유할 수 없기에 우리에게 우정 어린 친구를 만들어 주셨다고 한다. 그 우정 어린 친구, 신이 내리신 선물이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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