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 vs 박진, 김오진 vs 송언석… 용산참모-與현역 21곳서 대결

조권형 기자 2024. 2.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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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참모 출신 38명 공천 신청
주진우, 하태경 떠난 해운대갑 택해
당내 “용산 출신들 아랫목만 노려”
與 총 858명 신청, 경쟁률 3.4 대 1… 서울선 강남권-한강벨트에 몰려

《與 컷오프 돌입, 野 현역평가 통보 임박… 공천 물갈이 본격화


4·10총선을 66일 앞둔 4일 여야의 공천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됐다. 지역구 공천 신청 접수를 마감한 국민의힘은 서류 검사를 시작으로 부적격자를 걸러낸 뒤 ‘컷오프’에 돌입한다.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 38명이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하면서 당내 현역 의원과의 대결 구도로 파열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하위 20% 평가자에 대한 개별 통보가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전 비례대표 선거제와 관련해 결론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행 유지와 병립형 회귀 등을 두고 당내 갈등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4일 4·10총선 공천 신청을 마무리한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 출신 공천 신청자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253개 지역구 중 21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 참모가 맞붙으면서 치열한 공천 경쟁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전체 공천 신청자는 858명으로 경쟁률 3.4 대 1이다. 4.2 대 1을 기록한 영남을 비롯해 서울에선 텃밭인 강남권과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에 공천 신청자가 몰렸다. 분구 가능성이 있는 경기 하남에는 가장 많은 11명이 몰렸다. 호남은 10곳이 미달돼 0.8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서류 심사를 시작으로 물갈이에 시동을 건다. 14일부터 시작하는 면접으로 현역 평가 하위 컷오프(공천 배제)를 결정하면서 공천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선 “영남권 공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영남 물갈이’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비서관급 이상 13명 중 9명 與 지역구행

대통령실 참모 출신 공천 신청자 38명 중 비서관급 이상은 13명이다. 이 중 9명이 ‘양지’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현역 지역구를 택했다. 서울 강남을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4선 박진 의원과 검사 출신인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이 일대일 맞대결을 펼친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초기부터 함께한 핵심 참모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은 재선 송언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 차관직을 6개월 만에 내려놓으면서 ‘6개월 차관’이란 평가가 나왔는데, 현역 텃밭 지역구에 뛰어든 것.
경북 구미을에는 초선 김영식 의원이 재출마하는 가운데 강명구 전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대통령국민제안비서관 등 2명이 몰렸다. 대구 북갑에서는 초선 양금희 의원과 전광삼 전 대통령시민소통비서관이 겨룬다. 검사 출신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면서 자리를 비운 부산 해운대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주 전 비서관은 원외 인사 3명과 대결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출마 러시’에 당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통령실 출신과 겨루는 현역 의원은 “대통령실 출신이면 책임감을 갖고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곳저곳(험지) 포진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대통령실 근무 경력을 권력 삼아 아랫목을 차지하려는 모습이 선거 구도상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오히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용산 마케팅’이 어려운데 당내 견제만 심하다”는 반응이다. 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하는 등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민심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인사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공천 경쟁을 벌이는데 더 심한 견제를 받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 양지 강남권-영남권 신청 몰려

텃밭인 서울 강남권에도 공천 신청자들이 몰렸다. 재선 박성중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서초을에서는 비례대표 지성호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초선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재출마하는 강남병에는 총 7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초선 태영호 의원이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면서 비게 된 강남갑에도 6명이 도전한다. 다만 당내에서는 강남갑 같은 상징적 지역은 전략공천으로 활용한다는 기류다.

서울 한강벨트에선 전·현직 의원 경쟁이 붙었다. 중-성동갑에서는 하태경 의원, 비례대표 출신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등 3명이 대결한다. 마포갑에서는 비례대표 조정훈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맞붙는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영남권은 신청자가 몰려 경쟁률이 치솟았다. 경북, 경남, 부산이 각각 5.2 대 1, 4.7 대 1, 4.3 대 1이었다. 수도권은 서울 3.2 대 1, 인천 3.5 대 1, 경기 3.9 대 1이었다.

공천 신청자가 1명인 지역구는 44곳이었다. 수도권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 등이 단독 신청했다. 해당 신청자가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지지 않는 한 단수 공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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