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熱戰·冷戰
이홍렬 기자 2024. 2. 5. 03:01
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흑>
<제5보>(71~83)=치열한 몸싸움 위주의 열전(熱戰)과, 상대방 눈치 보며 요소(要所)를 탐색하는 냉전(冷戰)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프로들은 이 바둑처럼 냉전 흐름을 탈 때 훨씬 곤혹스러워한다. 구상(具象)보다 추상(抽象)이 더 난해한 이치다. 세계 초일류인 두 대국자가 이 대목에서 번갈아 헛손질하며 대세점을 놓친다.
백이 △로 뛴 장면. 신진서는 18분이 넘는 장고 끝에 71, 73을 결행했다. 잡혀있는 흑 3점의 뒷맛을 노리며 다가올 중원전에 대비한 수지만 정답 판정을 받지 못했다. 참고 1도 1~6으로 우변 백을 최대한 압박해 이득을 취한 뒤 7을 점령할 장면이란 것(최규병 9단). 74가 실리로도 크고 두터운 자리였다.
백도 76으론 참고 2도가 추천됐다. 1의 응수 타진에 흑이 2, 4로 받으면 7을 선수한 뒤 11로 좌변을 차지해 아직 긴 바둑이었다. 78로 끊은 수로도 ‘가’로 젖혀 상변을 내주고 중앙을 싸 바르는 작전이 바람직했다. 13수가 놓일 동안 한 시간이 더 걸렸음에도 어떤 장면보다 오발탄이 많았던 보(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