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다 치우고 떠납니다

알와크라/이영빈 기자 2024. 2.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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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라이브]
김민재(가장 뒤)가 3일 호주전 도핑 검사를 마친 뒤 검사실을 청소하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일본 응원단이 마지막까지 남아 경기장을 청소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선수들도 라커룸을 말끔히 치우고 ‘감사하다’는 메모와 함께 정성껏 접은 종이학까지 남겨 놓고 떠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도 일본 대표팀은 라커룸 바닥이 미끄러워 보일 정도로 깔끔하게 뒷정리를 해놓았다. 영국 BBC는 “일본 경기가 있는 날은 월드컵 자원봉사자가 할 일이 없어지는 날”이라고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선 한국 간판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청소 미담’ 주인공이 됐다. 3일 호주전이 끝나고 김민재는 불법 약물을 복용했는지 조사하는 도핑 검사 대상이 됐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경기 직후 무작위로 선수를 선발해 소변과 채혈 검사를 진행하는데 그라운드에서 땀을 쏟아 체내 수분을 거의 다 빼낸 선수들은 소변을 보려면 물을 억지로 마셔야 하는 등 1~2시간 동안 애를 먹는다.

기진맥진한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도핑 테스트를 받던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방에 남아있던 수건과 물병, 남은 간식 등을 치우자 협회 직원과 의무진도 합세했고, 우리는 한국은 물론 호주 선수들이 두고 간 것까지 전부 청소하고 도핑 룸을 떠났다”며 “호주전 막판 다리 통증을 호소할 정도로 열심히 뛴 김민재가 먼저 치우자고 나서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청소하는 분이 도핑 룸을 보고 한국 사람들이 정리도 하지 않고 떠났다고 할 수 있지 않으냐. 외국 나와서 그런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카타르 현지 매체도 한국 축구 팬들 뒷정리에 주목했다. 카타르 알카스 TV는 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응원단이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관중석을 치우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대용량 쓰레기 봉투를 들고 다니며 객석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주웠다. “멋진 매너” “좋은 문화” 등 칭찬 댓글이 달린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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