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바리한 살인범의 초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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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대학생이 어느 날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밤마다 죽은 사람이 꿈에 나와 다크서클이 볼까지 내려오고, 살인한 게 발각될까 두려움에 떨며 방바닥에 누워 잡혀 가기만을 기다린다.
이 감독은 "미화라면 살인범들이 행복하게 끝날 텐데 저는 항상 살인범에게 '과연 이게(이 방법이) 맞는지' 정의(正義)에 대해 묻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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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역할 최우식, 영화 마녀의 ‘귀공자’ 모습 스쳐
‘살인자ㅇ난감’은 평범한 대학생 이탕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의 하루는 특별할 것이 없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일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고, 편의점 사장은 착한 그에게 아르바이트 대타를 서 달라고 부탁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난다. 무차별 폭행을 퍼붓는 취객에게 맞서다가 그만 그를 죽이고 만 것. 하지만 다음 날 상황은 묘하게 해결된다. 탕이 죽인 남자의 시신과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시신이 발견되고, 경찰은 두 사람이 다투다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론 내린다. 더욱이 기가 막히게도 탕이 죽인 남자의 DNA를 분석해보니 그가 미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었다는 게 밝혀진다. 자신이 ‘죽어 마땅한 사람’을 감별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 탕은 적극적으로 악인들을 찾아 나서고, 형사 장난감(손석구)은 탕의 정체를 쫓는다.
영화 ‘기생충’(2019년)의 장남 기우 역으로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배우 최우식이 탕 역을 맡았다. 말간 피부에 호리호리한 몸매, 처진 눈꼬리를 가진 그와 살인범이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죄책감에 야위어 가는 모습이나, 황당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어리바리한 살인범’의 모습이 묘한 동정심을 일으킨다.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뒤 서늘하게 흑화하는 그의 눈빛에서는 무자비한 악역 ‘귀공자’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 ‘마녀’(2018년)의 모습이 스친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2019년)와 영화 ‘사라진 밤’(2018년)을 만든 이창희 감독이 연출했다. 이 감독은 “최우식이라면 살인을 저질렀어도 그의 말도 들어봐야 할 것 같은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선 살인과 사적 응징을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감독은 “미화라면 살인범들이 행복하게 끝날 텐데 저는 항상 살인범에게 ‘과연 이게(이 방법이) 맞는지’ 정의(正義)에 대해 묻는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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