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무릎 꿇은 이유

알 와크라/이영빈 기자 2024. 2.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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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프리킥 때 수비벽 앞 2명
골키퍼 시야 가려 반응방해 목적
3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차는 순간 호주 수비벽 앞에 이재성(왼쪽)과 양현준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국 이재성(32·마인츠)과 양현준(22·셀틱)이 호주 선수들이 서 있는 수비벽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들은 절묘하게 호주 골키퍼 시야를 가렸다. 덕분에 손흥민(32·토트넘)이 차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골키퍼는 반박자 느리게 반응하면서 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 슛 능력을 살리기 위해 미리 준비한 전술이었다.

3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손흥민이 프리킥을 성공 차고 있다. 호주 수비수 앞에 이재성(왼쪽)과 양현준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3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손흥민이 찬 프리킥이 호주 골망을 흔들고 있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처음이 아니다.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프리킥 골을 넣었을 때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이때도 골키퍼가 궤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한 박자 늦게 반응해 골이 들어갔다. 한국은 2022년 6월 칠레와 평가전에서부터 이 전술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바로 그다음 경기였던 파라과이전까지 같은 전술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A매치 2경기 연속 프리킥 골을 넣었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3월 콜롬비아 평가전에서도 손흥민은 이 방법으로 프리킥 골을 넣었다.

단점은 있다. 골대와 가까운 프리킥에서는 문전에 있는 선수가 튀어나온 공을 재차 차면서 골이 나오기도 한다. 2~3명 선수를 동원해야 하는 이 전술은 두 번째 골 기회를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그만큼 프리킥 슛 확률이 높지 않으면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각도에 따라 수비 가담이 늦어지기 때문에 안 좋게 튕겨 나왔을 때 바로 시작되는 상대 역습을 막기 어렵다는 위험 부담도 있다. 그래서 슛이 정확한 선수를 가진 팀만 활용할 수 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걸출한 키커가 있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해외에서는 리오넬 메시(37·마이애미)를 보유한 아르헨티나가 주로 사용한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공을 차는 순간 서있던 선수들이 바싹 엎드리는 등 조금씩 변형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손흥민 이강인 킥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봐도 무방하다. 덕분에 골대 근처 프리킥은 한국이 가진 강력한 무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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